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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핵융합·차세대 재생에너지…미래 에너지기술 ‘SEED’ 심는다

에너지신문
2026-08-12

[에너지신문] 정부가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차세대 태양광·풍력, 청정수소, 초고압직류송전(HVDC)을 10~20년 뒤 대한민국의 에너지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육성한다.

AI 확산으로 급증하는 전력수요와 탄소중립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원뿐 아니라 수소와 전력망, 핵심광물·소재 공급망까지 아우르는 장기 기술투자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 정부가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를 열고, 미래 성장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열린 제34회 국무회의 모습 (사진제공 : 청와대)
▲ 정부가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를 열고, 미래 성장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열린 제34회 국무회의 모습 (사진제공 : 청와대)

정부는 12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를 열고 첨단기술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SEED는 ‘Strategic Emerging Engines for Disruptive innovation’의 약자로, 파괴적 혁신을 위해 전략적 투자가 필요한 미래 성장엔진을 뜻한다.

정부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이어 10~20년 이후를 겨냥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7대 SEED를 육성한다.

7대 SEED는 ‘미래 청정에너지’, ‘차세대 프론티어’, ‘대도약의 기반’ 등 3개 분야로 구성됐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SMR과 핵융합, 한계돌파형 재생에너지가 핵심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특히 정부가 AI 대전환으로 급증하는 전력수요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해결할 기술로 미래 청정에너지를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발전기술뿐 아니라 청정수소와 차세대 전력망까지 하나의 기술 포트폴리오로 묶었다.

i-SMR 2035년 상용화…선박용 MSR에도 8960억원

SMR은 2035년 경수형 i-SMR 상용화와 2030년대 비경수형 SMR 건설 착수가 목표다. 경수형 i-SMR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5906억원 규모의 상세설계를 추진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등이 참여해 운영허가서류 작성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하며 2035년 부산 기장군에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비경수형 SMR에서는 해양 분야까지 시장을 넓힌다. 2027~2032년 8960억원을 투입하는 선박용 용융염원자로(MSR)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건설, 국내 조선 3사가 참여해 건설허가서류 작성을 목표로 한다.

SMR 실증 방식도 바뀐다. 대형 시설과 장비를 경주 원자력연구원 등에 집적해 운영하고 디지털트윈을 적용해 성능과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난제를 조기에 찾아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실증에 필요한 기간과 비용을 기존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사업화 단계에서는 민·관 공동 출자 방식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육성하고 범정부 TF를 통해 SMR 활용을 제한하는 법·제도를 개선한다.

2030년까지 다양한 목적과 설계의 SMR을 포괄할 수 있는 기술중립·성능기반형 규제체계를 마련하고 사전검토제도와 규제연구반을 통해 규제 불확실성도 낮춘다.

SMR 확대의 또 다른 변수인 핵연료 공급망에도 대응한다. 농축우라늄 공급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국·영국 등 주요 생산국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장기사용후핵연료 재활용 등 자급체계 구축도 병행한다.

핵융합 100MWe 전력생산 실증…2039년 첫 전력 목표

핵융합은 2030년대 전력 생산을 목표로 개발 속도를 끌어올린다. 정부는 출연연을 중심으로 핵융합로 원천기술과 기술적 난제 해결을 지원하는 동시에 ‘AI 가상 핵융합로’를 구축한다.

복잡한 핵융합로 운전과 플라즈마 제어 기술을 가상 플랫폼에서 최적화해 개발기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전력생산 목표도 제시됐다. 100MWe 규모 실증로를 통해 2030년대 전력 생산을 실증하고 2040년대에는 300~500MWe급 상용로 3~4기 이상을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실증로는 2028년까지 개념설계, 2032년까지 공학설계를 마친 뒤 2035년까지 부지 선정과 건설을 추진한다. 실제 전력생산은 2039년 이후가 목표다.

상용로는 2035년부터 민간 주도로 설계에 착수해 건설과 운전, 전력계통 연결까지 이어간다. SPC 등 민·관 협력모델을 활용해 전력 실증을 추진하고 국내 제조기업이 글로벌 핵융합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핵융합 핵심 부품·장비를 연구하고 실증할 수 있는 ‘핵융합 핵심기술 실증센터’도 구축한다.

태양광 효율 35%·20MW+ 풍력…재생에너지 기술 한계 넘는다

재생에너지에서는 단순한 설비 확대보다 발전효율과 터빈 대형화 등 기술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태양광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상용화가 핵심이다. 2029년 효율 28%·면적 200㎠에서 2032년 30% 이상·200㎠, 2035년에는 효율 35%·6500㎠까지 기술 수준을 높인다는 목표다.

우주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우주 태양광도 새로운 기술개발 분야로 제시됐다. 정부는 2027년부터 2036년까지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R&D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풍력은 15MW급 터빈의 국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20MW 이상 초대형 터빈 상용화를 추진한다. 부유식 해상풍력에서는 부유체와 동적 케이블 등 핵심기술을 확보해 국내 기업의 대형 터빈 설계·제조 역량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 정부는 미래 청정에너지와 차세대 프론티어, 첨단 공급망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7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 정부는 미래 청정에너지와 차세대 프론티어, 첨단 공급망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7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수전해 5MW→10MW→100MW…청정수소 대형화

청정수소는 기술 국산화와 대형 실증을 동시에 추진한다. 정부는 청정수소 생산부터 저장·활용까지 전주기 기술을 개발하고 철강·석유화학·조선 등 탄소 감축이 어려운 산업에서 수소 활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수전해 기술은 단계적으로 규모를 키운다. 2025~2029년 5MW급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산·학·연이 참여하는 ‘국가 수소 중점연구실’ 등을 통해 2030년까지 10MW급 수전해 기술을 국산화한다.

2028년부터는 50~100MW급 대규모 수전해 실증도 추진한다. 기술 국산화와 대규모 실증을 연계해 그린수소와 원전 전력을 활용한 핑크수소 공급 기반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GW급 HVDC 국산화…AI로 전력망 운영까지

전력망은 직류 송전과 AI, 초전도 기술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한다. 정부는 GW급 전압형 HVDC 기술을 국산화하고 서해안에서 실증한다. 대규모 전력을 장거리로 수송하는 HVDC 기술을 국내에서 확보해 향후 전력망 확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AI를 전력망 운영에 적용하는 ‘한국형 크라켄’도 개발한다. 발전량과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유연성 자원을 제어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해 전력망 운영 효율을 높인다.

초전도 송전망 기술 실증도 함께 추진해 차세대 전력 그리드 기술을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중희토류 특정국 의존도 99%…‘공급망 허리’ 키운다

에너지·첨단산업을 뒷받침하는 공급망 전략도 한층 구체화됐다. 정부는 국내 산업이 최종재 제조에서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핵심광물과 소재 등 공급망의 중간 단계가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전기차 모터와 휴머노이드, AI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영구자석용 중희토류의 특정국 의존도가 99%에 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공급망 품목을 ‘국가생존 필수품목’, ‘국내생산 불가품목’, ‘역량강화 필요품목’으로 나눠 대응한다.

국가생존 필수품목은 핵심광물 정·제련과 재자원화를 통해 국내 가공 역량을 확보한다. 10대 핵심광물 재자원화율은 2030년까지 20%로 높이고 지방투자보조금과 소부장 투자보조금, 정책금융 등을 활용해 국내 생산기반을 확대한다.

국내 생산이 어려운 품목은 비축을 강화한다. 비축 대상은 24종에서 29종으로 늘리고 최대 비축기간도 180일에서 365일로 확대한다. 2028년에는 새만금 전용 비축기지를 가동한다.

기술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품목에는 2030년까지 10조원 규모의 소부장 기술개발 투자를 추진한다. 미래 배터리 소재실증센터와 극한소재 테스트베드 등 실증·상용화 기반도 구축한다.

이 가운데 앵커기업과 협력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15대 함께성장 프로젝트’에는 5년간 5조원을 투입해 기술개발부터 실증, 시장 진출까지 지원한다.

‘기술개발→실증→산업화’ 연결이 성패 가른다

7대 SEED 전략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연구개발 목표뿐 아니라 실증과 사업화 시점까지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SMR에는 상세설계와 인허가, 핵융합에는 실증로와 상용로, 태양광에는 효율과 면적, 풍력에는 터빈 용량, 수소에는 수전해 설비 규모 등 기술별 단계적 목표가 설정됐다.

정부는 대학에는 기초연구와 블록펀딩을 확대하고 출연연은 국가임무 중심으로 R&D 포트폴리오를 개편한다.

기업에는 딥테크 창업과 실증·스케일업을 지원하는 한편 정부 R&D 지원으로 기업 지분을 취득한 뒤 회수 자금을 다시 투자하는 ‘투자형 R&D’ 방식도 도입한다.

민·관 합동 ‘미래개척추진단’ 구성도 추진한다.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프로젝트별 세부 로드맵과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신기술 사업화를 가로막는 법령과 규제를 정비할 계획이다.

결국 관건은 장기간의 기술개발 계획을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얼마나 연결할 수 있느냐다. SMR과 핵융합, 고효율 태양광, 초대형 풍력, 대규모 수전해, HVDC 등은 기술개발뿐 아니라 대규모 실증과 민간투자, 공급망 구축이 동시에 요구되는 분야다.

정부가 제시한 기술별 목표를 계획된 시점에 실증과 상용화까지 연결할 수 있는지가 향후 SEED 프로젝트의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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