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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E, 국가 전략기술로 격상…“예산·상용화가 성패 가른다”
[에너지신문]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국가 차원의 전략 연구개발 분야로 격상시키자 산업계와 학계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기술개발 계획이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정권 변화와 관계없는 장기 투자와 함께 실증-사업화-시장 진입을 아우르는 지원체계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재생에너지단체총연합회와 한국태양광발전학회는 13일 각각 입장문을 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7대 SEED(혁신의 씨앗)’ 가운데 하나로 ‘한계돌파형 재생에너지’를 선정한 데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12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7대 SEED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가 과학기술 분야 최상위 중점 프로젝트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AI가 생성한 이미지(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이번 계획은 재생에너지를 보급 확대 중심의 환경·에너지 정책에서 기술주권과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첨단산업 영역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고 탄소무역장벽과 RE100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발전단가뿐 아니라 기술 자립도와 공급망 경쟁력이 에너지 정책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연구 분야에는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와 우주태양광, 해상풍력 기술 및 대형 터빈 설계·제조, 청정수소 수전해 시스템 국산화, 초전도 송전망 실증 등이 포함됐다. 기존 기술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기보다 효율과 입지, 계통 수용성 등 재생에너지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기술로 넘겠다는 구상이다.
재생에너지총연합회는 이번 선정을 계기로 재생에너지가 국가 핵심 전략기술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핵심 부품과 장비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대규모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발전학회는 특정 차세대 기술에 투자가 쏠리는 것을 경계했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초고효율화와 저비용·고신뢰성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하는 동시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유기태양전지 등 차세대 분야를 균형 있게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탠덤 태양전지뿐 아니라 초경량·유연·반투명 제품을 개발하면 건물과 차량, 농업시설, 수상, 우주 등으로 태양광의 적용 공간을 넓힐 수 있다. ESS와 전력망, AI를 결합한 운영기술도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혔다.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 기반을 태양광 기술개발에 접목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존 제조업 역량을 활용하면 해외 기술을 따라가는 수준에서 벗어나 차세대 태양광 소재와 장비, 제조공정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연구개발과 시장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다. 실험실 단계에서 성능을 입증하더라도 대규모 실증과 양산공정 구축, 인증, 초기 시장 확보가 뒤따르지 않으면 산업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재생에너지총연합회는 기술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한 규제 개선과 인프라 구축, 과기정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협업을 요청했다.
태양광발전학회 역시 단기 성과 위주의 과제 운영에서 벗어나 실패 가능성을 감수하는 대형·장기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개발 이후에도 실증과 사업화, 전문인력 양성, 해외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책의 지속성도 과제로 꼽힌다. 차세대 에너지 기술은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장기간이 필요한 만큼 정권이나 정책 기조가 바뀔 때마다 투자 방향이 흔들리면 경쟁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 사업별 예산 규모와 추진 기간, 상용화 목표가 구체화돼야 이번 선정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결국 7대 SEED 선정은 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의 출발점에 가깝다. 향후 정부가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하고 산·학·연 협력을 실제 연구와 실증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