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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팹, 추가발전소 필요없어"...관건은 '송전망'

에너지신문
2026-08-18

[에너지신문] 호남에 들어설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신규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는 정부의 발전설비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2030년까지 핵심 송전선로가 적기에 구축된다는 조건이 전제로, 발전량 자체보다 전력을 생산시설까지 끌어오는 송전망 건설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사)넥스트는 호남 반도체 팹 4기의 전력 수요를 전력계통에 반영, 2030년과 2031년의 수급 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6월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호남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전공정 팹 4기를 구축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필요한 전력은 총 6.3GW로, 오는 2029년 1차 완공을 거쳐 2030년 초도 양산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팹 2기가 가동되는 2030년 예상 전력소비량은 23.5TWh, 4기가 모두 가동되는 2031년에는 46.9TWh에 달한다. 2031년 기준 전국 전력소비량 전망치인 643.2TWh의 7.3%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국 송전계통과 호남 팹 접속에 추가로 필요한 선로(2031년)
▲전국 송전계통과 호남 팹 접속에 추가로 필요한 선로(2031년)

▶신규 발전소보다 7.2GW 송전선로가 우선

넥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발전설비가 계획대로 건설될 경우 팹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별도의 신규 발전소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송전망으로, 팹을 전력계통에 연결하려면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반영된 선로와 별개로 정격용량 약 7.2GW 규모의 송전선로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 가운데 약 4.2GW는 팹 2기가 가동되는 2030년까지 준공돼야 한다.

주요 전력공급 경로는 영광에서 팹으로 이어지는 축과 신안·장성을 거치는 축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제시한 전력공급 방향과 대체로 일치하지만, 실제 공급 가능 여부는 선로의 인허가와 건설 속도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송전선로는 입지 선정과 주민 수용성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팹 가동 일정이 2030년으로 제시된 만큼 송전망 구축이 늦어지면 반도체 생산시설의 정상 가동뿐 아니라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전력공급 가능해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미달

이번 분석에서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것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나타났다.

먼저 기준 시나리오에서 2031년 전환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 4440만톤으로 분석됐다. 이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토대로 산출한 2031년 목표치인 1억3440만톤과 1억3070만톤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감축목표를 맞추려면 태양광 설비를 추가로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넥스트는 태양광을 12GW 늘리면 53% 감축 경로를, 19GW 늘리면 61% 감축 경로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2031년 전국 재생에너지 설비는 각각 108.4GW와 115.4GW로 늘어나는데, 이는 정부가 제1차 재생에너지기본계획에서 제시한 2031년 보급 경로인 약 113GW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도체 팹 유치를 이유로 별도의 재생에너지 목표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이미 발표한 보급계획을 예정대로 이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추가 태양광 규모별 감축목표 달성 여부 (2031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추가 태양광 규모별 감축목표 달성 여부 (2031년)

▶태양광 확대에 최대 6.3GW 저장장치 필요

태양광 발전 확대에 따른 출력 변동을 관리하려면 에너지저장장치 확충도 병행해야 한다. 태양광 12GW 추가 시나리오에서는 4.6GW, 19GW 추가 시나리오에서는 6.3GW의 저장장치가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른 2031년 배터리 설비는 각각 12.5GW와 14.2GW다. 모두 정격출력으로 6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를 기준으로 했다.

저장장치는 낮 시간대 생산된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저녁과 밤에 공급해 화석연료 발전량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전력 수요가 특정 시간에 집중되는 것을 완화해 송전선로 혼잡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호남 반도체 팹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소비하는 대규모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넥스트 분석에서는 팹 수요와 송전망 보강을 함께 반영할 경우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율이 팹이 없는 경우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를 위해 호남지역 태양광·풍력 설비는 2025년 말 15.9GW에서 2031년 31.7GW로 두 배가량 늘어나야 한다. 추가로 필요한 15.8GW 가운데 3.7GW는 현재 계통 접속을 기다리는 물량이며, 나머지 12GW는 신규로 확보해야 한다.

▶비용 증가폭은 전력판매단가의 1.5~2.3%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 확충에 따른 추가 비용은 기준 시나리오보다 53% 감축 경로에서 2.6%, 61% 감축 경로에서 4.1%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전력소비량으로 환산하면 각각 kWh당 2.5원과 3.9원이다. 2025년 평균 전력판매단가의 1.5%와 2.3% 수준이다. 태양광과 저장장치 건설비 가운데 절반가량은 화석연료 사용 감소에 따른 연료비 절감으로 상쇄될 것으로 분석됐다.

넥스트 관계자는 "호남 반도체 팹 전력공급의 핵심은 발전소를 얼마나 더 건설하느냐보다 송전망과 재생에너지, 저장장치를 계획된 시점에 확보할 수 있느냐로 모인다"며 "특히 필요한 송전선로의 절반 이상이 2030년까지 완성돼야 하는 만큼 인허가 지연과 지역 수용성 문제가 향후 사업 추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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