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기획연재] 말 많은 외국 가스용기 공장심사 및 제품검사, 그 면면을 보니“한쪽 눈 감고 검사하나” 외국 업체에 관대…국내 업체는 강하게
연재순서
① 수준 이하의 제품 합격해도 되나
② 제품검사원이 퇴직하여 브로커로
③ 국내 업체는 왜 역차별 제기할까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DOT 인증용기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국내 LPG 및 고압가스용기업계에서는 국산과 외국산, 그리고 같은 외국산이라도 품질에 큰 차이가 크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기준 미달의 용기가 검사에 합격해 국내에 들여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중부지역의 한 가스용기판매사업자는 “요즘 외국의 용기 및 밸브제조업체 등을 대상으로 제품검사를 하는 가스안전공사의 직원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 대다수는 기준에 따라 철저하게 검사한다”면서 “이렇게 많이 청렴해졌으나 일부 제품검사원들에게 아직도 크고 작은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가스용기유통사업자는 “외국산 용기 가운데에는 국산보다 품질 수준이 좋은 것도 많이 있다”면서 “그러나 10여년 전 일부 국가의 몇몇 용기제조사의 제품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에도 합격시켜 국내로 들여온 사례가 있으므로 향후 가스용기의 안전성에 관심을 갖고 재검사 시 철저하게 색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렴한 용기만 찾는 것 ‘큰 문제’
무엇보다 큰 문제는 국내 가스용기 소비자들의 경우 용기를 구매할 때 가격만 싸면 품질은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품질 수준이 떨어지는 용기라 하더라도 가격이 싸다면 스스럼없이 구매하기 때문이다. LPG용기는 물론이고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수소 등 일반 순도의 가스용기도 무조건 저렴해야 구매한다는 식이다.
이처럼 가스용기는 품질의 차별화에 의미를 두지 않은 실정이어서 국내 고압용기 제조 및 유통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스용기 유통을 담당해온 업체들 또한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한국가스안전공사 출신의 L씨 등이 가스용기를 대량으로 들여옴으로써 이 용기를 취급하기 위해 신규 용기유통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상황이다.
이처럼 문제가 있는 신규 용기는 5년 후 재검사 시 쇼트 검사를 할 때 품질 상태가 드러나는 경우도 있었다. 수도권의 한 가스전문검사기관에서는 재검사를 위해 페인트를 벗겨냈더니 도끼에 찍힌 듯한 심각한 결함이 있는 용기가 발견됐다고 했다.
검사독점권 관련한 지적 나오기도
이러한 용기는 가스전문검사기관에서 타공을 거쳐 폐기해야 하는데 새 용기를 구매한 가스사업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불량용기에 독성가스, 부식성가스 등 위험성이 있는 가스를 충전하다 누출되면 대형 사고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비롯해 연구 및 실험실용, 그리고 표준가스, 고순도가스 등 특수한 용도의 가스를 충전하려는 사업자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저렴한 용기는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쇼트 등을 통해 내면까지 매끄럽게 처리된 비싼 용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LPG 및 고압가스용기업계에서는 공장심사 및 제품검사와 관련한 업무를 가스안전공사에만 맡기다 보니 ‘검사독점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내 고압용기업계에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통상부가 또 다른 서너 개의 검사기관을 더 운용하는 등 경쟁 관계를 도입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가스용기제조업체들의 불만도 많다. 공장심사 및 제품검사와 관련해 외국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수준 이하의 용기가 수입된 사례를 보면서 외국 용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검사는 설렁설렁하게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역차별을 언급했다.
국산 용기의 역할 및 필요성 강조
중부지역 용기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외국 용기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제품검사를 할 때 국내 업체보다 더 느슨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점은 이미 업계 내에서도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면서 “국내 제조업체에는 도장상태까지 엄격하게 검사하면서 일부 외국 업체의 제품에서는 심각한 결함도 드러나지 않았냐”며 공정한 심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가스용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준 낮은 품질의 외국산 가스용기가 저가로 국내 시장을 침탈하면서 국내 가스용기제조사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외국 용기와 관련한 제품검사가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이 운용된다면 국내 가스용기제조사는 머지않아 모두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내 가스용기사업자는 “무엇보다 국내에 가스용기제조사가 고사하게 될 경우 가스용기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OT와 CE 인증은 세계적으로 인정
중부지역의 한 고압가스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DOT(교통성) 및 유럽의 CE(Conformité Européene) 인증을 받은 용기는 품질 측면에서 국내외에서 확고하게 인정받고 있다”면서 “이는 DOT 및 CE 인증심사원들이 예외 규정 없이 제대로 검사한 결과가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이 용기사업자는 또 “하지만 KGS(가스안전공사)가 외국 용기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공장심사 및 제품검사를 한 것은 아직 믿을 만한 정도까지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우선 제품검사원들이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정부만 하더라도 해외의 용기를 수입할 때 용기제조사의 가스용기제조와 관련한 규정 준수를 강조하면서 10년 간의 제조 실적과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와 함께 광범위하게 유통된 시장 점유율까지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의 신생 용기제조업체도 공장등록은 물론 제품검사까지 해주고 있어 대조적이다. 국내 가스용기유통사업자들은 “우리나라 가스안전 당국은 자존심도 없느냐”면서 더 이상 우리나라를 호구(?)로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것을 거듭 요청했다.
산업부와 가스안전공사는 2003년 외국 용기 등의 공장등록제 시행 이후 국내에서 유통되는 용기의 품질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국내 용기제조업체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등 역효과를 초래했다는 업계의 날카로운 지적에 귀 기울여 하루속히 공정한 공장심사 및 제품검사를 통해 용기의 품질 수준을 견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