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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압기부터 케이블·전력저장까지...LS, 유럽서 ‘패키지 승부’
[에너지신문] LS그룹이 전력기기와 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를 하나로 묶은 통합 솔루션으로 유럽 전력시장 공략에 나선다. 계열사별 제품을 개별적으로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발전원과 송전망,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처를 연결하는 ‘토탈 그리드’ 역량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LS일렉트릭과 LS전선은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 전력산업 학술·전시 행사 ‘CIGRE 2026’에 공동 참가한다. LS전선 자회사인 LS머트리얼즈도 참여, 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를 선보인다.
LS그룹은 총 13개 부스 113㎡ 규모의 공동 전시공간을 마련한다. 전시 주제는 ‘LS가 만들어 가는 슈퍼 그리드’로, HVDC(초고압직류송전)와 계통 안정화, 직류 배전, 해저·지중케이블을 하나의 전력망 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LS일렉트릭-LS전선의 CIGRE 2026 부스 조감도.
이번 전시의 관전 포인트는 LS일렉트릭과 LS전선의 HVDC 사업 역량 결합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규모 전력을 장거리로 보내기 위해 변환설비와 초고압 케이블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 LS일렉트릭은 전력의 변환과 계통 제어를 담당하는 설비를 공급하고, LS전선이 해저·지중 송전케이블을 맡는다.
LS일렉트릭은 전류형 HVDC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변환용 변압기(C-TR)를 선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채택이 늘고 있는 전압형 HVDC 기술과 무효전력보상장치(STATCOM) 등 계통 안정화 솔루션도 함께 소개한다.
LS전선은 HVDC 해저·지중케이블 시스템과 초전도 케이블을 전면에 내세운다. 해상풍력 발전단지에서 육상 송전망까지 전력을 운반하는 케이블과 변환·제어설비를 함께 제안함으로써 개별 기자재 공급을 넘어 사업 단위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에서 해상풍력과 국가 간 전력망 연계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계열사 협력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해저케이블과 육상 송전설비, 변환소를 동시에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늘면서 단일 제품보다 종합적인 설계·공급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간 협력은 AI 데이터센터 분야로도 확대된다. LS일렉트릭이 직류 배전과 전력변환을 맡고 LS전선이 전력케이블을 공급하며, LS머트리얼즈가 순간적인 부하 변동에 대응하는 울트라커패시터(UC)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한 LS일렉트릭은 천안사업장에 구축한 100% 직류 배전 공장 ‘DC 팩토리’의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변압기(SST)와 반도체차단기(SSCB) 등도 공개한다.
직류 배전은 교류와 직류 사이의 반복적인 전력변환을 줄여 손실을 낮출 수 있어 전력소비가 큰 AI 데이터센터의 차세대 배전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대규모 상용화를 위해서는 설비 표준화와 보호체계, 운용 신뢰성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LS머트리얼즈가 선보이는 울트라커패시터는 짧은 시간에 높은 출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다. AI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전력수요 변화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유럽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화에 맞춰 대규모 전력망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2030년까지 역내 전력망에 약 5840억유로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EU 배전망의 약 40%가 설치 후 40년 이상 지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노후설비 교체와 해상풍력 연계, 국가 간 송전망 확충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 전력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LS그룹이 내세운 강점은 변압기와 전력변환설비, 해저·지중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까지 주요 전력 인프라를 계열사 내부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젝트 초기 설계부터 기자재 공급과 계통 안정화까지 공동으로 대응하면 고객사의 조달 부담을 줄이고 사업별 맞춤형 제안도 가능하다.
다만 전시회 공동 참가가 실제 수주로 이어지려면 유럽의 기술규격과 인증, 현지 전력회사의 공급사 등록, 프로젝트 수행 실적을 확보해야 한다. 계열사 제품을 한 공간에 전시하는 수준을 넘어 설계와 영업, 현지 서비스까지 통합할 수 있느냐가 LS그룹의 유럽 공략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