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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 의존 HVDC 해저케이블 매설장비, 국산화 시동 건다
[에너지신문] 대규모 해상풍력 및 서해안 HVDC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해저케이블 매설장비의 국산화가 추진된다. 해외 장비와 전문인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케이블 생산부터 운송·포설·매설까지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전선과 팬스타로보틱스는 19일 ‘해상풍력·HVDC 해저케이블 ROV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장거리 계통연계와 해상풍력 내·외부망에 투입할 수 있는 고성능 매설 ROV와 운용시스템, 시공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이 골자다.
'ROV(Remotely Operated Vehicle)'는 선박에서 원격으로 조종해 해저케이블을 정해진 깊이로 매설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수중로봇이다. 케이블을 해저면에 내려놓는 포설 작업과 함께 해저케이블 공사의 안정성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장비로 꼽힌다.

▲이춘원 대한전선 전무(왼쪽)와 민정탁 팬스타로보틱스 대표가 기념촬영하는 모습.
현재 HVDC 등 대형·고난도 해저케이블 사업에 투입되는 고성능 매설장비는 대부분 외산이다. 장비 운용에도 해외 전문인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국내 사업 일정에 맞춰 장비와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해외 장비의 투입 일정이 지연되면 전체 해저케이블 공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장비 임차와 해외 인력 투입에 따른 비용 부담뿐 아니라 고장이나 기상 악화 등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향후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장거리 HVDC 전력망 건설이 확대되면 해저케이블 매설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케이블 생산능력을 확보하더라도 포설선과 매설장비를 적기에 투입하지 못하면 사업 수행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국내 해역에 적합한 장비가 필요하다는 점도 국산화 추진 배경에 포함된다. 서남해 해역은 조류가 빠르고 탁도가 높은 데다 수심이 얕은 구간이 많아 현장 조건을 반영한 매설장비와 운용기술이 요구된다.
양사는 고성능 매설 ROV와 운용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해저케이블 매설·보호 기술을 실증할 계획이다. 개발 장비를 실제 시공현장에 적용하는 한편 국가 연구개발사업 참여와 해외시장 진출도 검토한다.
팬스타로보틱스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설립한 해양로봇 전문기업으로, 해저케이블 매설 ROV 관련 원천기술과 현장 운용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이를 해저케이블 생산·포설 역량과 결합해 턴키 수행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1공장에 이어 640kV급 HVDC 케이블을 생산할 해저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해상풍력용 케이블 포설선 ‘팔로스’와 ‘스칸디 커넥터’도 확보하며 운송·포설·매설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 단계로 개발 기간과 투자 규모, 장비 성능 목표, 상용화 시점 등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개발 결과물이 실제 사업에 투입하려면 다양한 해저 지반과 조류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또 목표한 매설 깊이와 공사 속도를 확보하고 케이블 손상 없이 작업할 수 있는 운용 신뢰성도 입증해야 한다.
국산 ROV가 현장 실증과 상용화에 성공하면 해외 장비 수급에 따른 일정 위험을 낮추고 국내 해저케이블 공사의 비용·공정 관리 능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장비 개발을 넘어 운용인력 양성과 유지보수 체계까지 함께 구축하느냐가 실질적인 산업 자립도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