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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LPG 특정사용시설 정기검사 반드시 복원돼야 한다

에너지신문
2026-08-21
▲ 홍충수 서울특별시가스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
▲ 홍충수 서울특별시가스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

[에너지신문]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혁신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대적 과제다.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규제개혁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마지막 선이 있다.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안전 규제다.

안전 규제는 단순히 경제적 비용으로 계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가 제공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공공서비스이자 국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2023년 7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LPG 특정사용시설에 대한 정기검사가 대폭 면제됐다. 정부는 이를 규제혁신과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 완화라는 측면에서 설명했다.

그러나 정책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번 제도 개정으로 20만 개가 넘는 특정사용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정기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단순히 일부 행정절차를 줄인 수준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어렵게 구축해 온 국가의 예방적 가스안전관리체계를 크게 약화시킬 수 있는 변화다.

정기검사에서 제외된 시설들이 결코 위험이 없는 시설인 것도 아니다.

지하 음식점과 일반 음식점, 학교 급식시설, 실내포장마차, 소규모 영업장 등 국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생활공간이 대부분이다.

시설 관리자가 모두 가스안전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도 아니다. 배관과 조정기, 호스, 각종 안전장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노후화될 수밖에 없다.

가스는 평소에는 편리하고 효율적인 에너지다. 그러나 관리가 소홀해지는 순간 대형 폭발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작은 가스누출 하나가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대형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가스사고의 특성이다.

안전은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사고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막는 것이 안전의 본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검사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국가가 수행해야 할 예방행정의 중요한 수단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가스사고의 위험성을 뼈아프게 경험했다. 1994년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사고와 1995년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는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겼다.

이후 정부는 예방 중심의 가스안전관리체계를 국가 정책으로 강화했고, 한국가스안전공사를 중심으로 정기검사와 안전점검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노력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가스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됐다.

그런데 이제 와서 소상공인의 검사비 부담을 이유로 예방제도를 축소하는 것은 과거의 교훈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검사비 부담은 정책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지원할 수도 있고, 관련 안전관리 재원을 활용할 수도 있다.

취약계층과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검사비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방법도 있다. 세제지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사업을 통해 부담을 줄이는 방안 역시 검토할 수 있다. 비용의 문제는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생명은 한 번 잃으면 어떤 정책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

안전규제를 완화하면서 “아직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정책적 근거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예방정책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야 제도를 되돌리는 것은 예방 중심의 안전행정이 아니다. 이미 피해가 발생한 뒤에 대응하는 사후대책에 불과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다. 재난 및 안전관리 역시 사고 이후의 복구보다 사고 이전의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LPG 특정사용시설 정기검사를 경제논리만으로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안전국가의 기본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는 2023년 시행규칙 개정 이후 발생한 안전관리 공백과 현장 상황을 면밀히 재검토하고, LPG 특정사용시설에 대한 정기검사 제도를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

동시에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 문제는 정기검사를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검사비 지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사업 확대, 세제지원 등 별도의 정책수단으로 해결해야 한다.

안전을 없애 비용을 줄이는 정책은 결코 지속가능할 수 없다. 비용은 예산과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국민의 생명은 국가가 직접 지켜야 한다.

LPG 특정사용시설 정기검사의 복원은 단순히 과거의 제도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국가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최소한의 예방적 안전관리 책임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규제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제도만큼은 규제개혁의 이름으로 쉽게 완화하거나 축소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생명은 결코 규제완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을 줄이는 규제개혁이 아니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관리체계의 복원이다.

LPG 특정사용시설 정기검사는 반드시 복원돼야 한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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