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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전쟁, 절반은 '허풍'

투데이에너지
2026-08-25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전쟁, 절반은 '허풍'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전쟁, 절반은 '허풍'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이 실제보다 훨씬 과장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개발사들이 발표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상당수가 애초에 실현 가능성이 낮은 '서류상 계획'에 그치는 데다, 정치인들의 강경 대응 역시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제스처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면 취소되거나 무산되는 프로젝트 비율은 최근 1년간 약 10%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지난주 보도에서 미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데이터센터 건설 갈등의 실상을 짚으며, 겉으로 드러난 정치적 공방과 실제 산업 현장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발단은 지난 2월 미국의 한 투자자가 유타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를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방송 출연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었지만,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한 업계 분석가는 실체가 불분명한 계획을 뜻하는 이른바 '기화성(vapourware) 기가와트'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발표는 지역 정치권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프로젝트를 지지했던 유타주 상원의장이 여론 악화에 밀려 프로젝트 규모를 4분의 1로 줄이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우호적이었던 지역 의원 두 명이 뒤이은 예비선거에서 낙선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빅테크 이해관계와 지역 민심의 충돌

데이터센터가 미국 지역 정치에서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이해관계의 복잡한 충돌이 있다. 일반 유권자들에게는 소음과 전력 소비가 큰 기피 시설로 인식되는 반면, 다수 국민의 연금과 주식 투자는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확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모순이 존재한다. 노동조합 역시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데이터센터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아, 정치권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지역 정치인들이 표심을 의식해 데이터센터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투기성 데이터센터 계획을 차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주 전역에 발표된 100여 개 프로젝트 가운데 실제로 지자체에 공식 인허가 서류를 제출한 사례는 5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뢰도 절반 이하인 "네오클라우드" 계획들

한 증권사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이 발표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 계획의 신뢰도는 발표 주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과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계획은 대체로 사실로 확인된 반면, 신생 클라우드 업체들의 발표는 신뢰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 평가해야 하며, 일부 투자자의 발표는 사실상 신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해당 분석의 결론이었다.

실제로 애리조나주에서 3기가와트(GW) 규모로 발표됐던 한 초대형 프로젝트는 지역 반대에 부딪혀 용량이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이 프로젝트가 애초에 실현 가능성이 낮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정치적 승리라기보다는 상징적인 사건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취소된 것으로 알려진 1기가와트급 계획 역시 해당 부지를 소액에 매입한 이후 별다른 실질적 진척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규제도, 반대도 실제 건설 열기는 못 꺾어

지역 정치인들이 내놓는 규제 조치들은 실제 데이터센터 산업의 확장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뉴욕주는 지난 7월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해 1년간의 건설 중단 조치를 발표했지만, 이미 허가받은 프로젝트에는 적용되지 않았으며, 애초에 뉴욕주가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거점도 아니었다.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버지니아주 역시 관련 특별세를 신설했지만, 그 세 배에 달하는 세금 감면 혜택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반면 광활한 토지와 저렴한 전력을 갖춘 텍사스주는 데이터센터 건설의 실질적인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텍사스 전력망에는 현재 최대 전력 수요의 5배가 넘는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 연결 신청이 몰려 있는 상태다.

텍사스 주지사가 지난 8월 발표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실태 조사 역시 중간선거 이후에 완료될 예정이어서 정치적 제스처의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진짜 변수는 규제가 아닌 공급망

지역사회의 반대 운동이 초기 단계 프로젝트의 인허가를 일부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최근 1년간 실제로 무산되거나 전면 취소된 프로젝트의 비율은 약 10%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개발사들이 실질적으로 우려하는 요인은 지역 규제보다는 AI 반도체 공급 지연과 숙련된 전기 기술 인력 부족 등 공급망 문제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데이터센터 개발이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미국 서부 지역이나 연방 소유 부지로 확대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해외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매체는 전망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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