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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신성이엔지, “마지막 승부”…멈췄던 라인 400MW로 다시 돌린다

투데이에너지
2026-08-28
[탐방] 신성이엔지, “마지막 승부”…멈췄던 라인 400MW로 다시 돌린다

김제시 자유무역지역 표준공장 A동에 위치한 신성이엔지 김제 사업장 전경/김원빈 기자

신성이엔지는 지난 8월 11일 김제사업장에서 이지선 대표이사와 경영진, 김제자유무역지원관리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 생산라인 런칭 행사’를 열고 신규 라인 가동을 공식화했다. 김제사업장은 새만금권 태양광 프로젝트를 비롯해 임하댐·합천댐 수상태양광 등 국내 주요 발전사업에 대응하는 생산기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본지는 현장을 직접 찾아 신규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 편집자주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지난 8월 25일, 전북 김제시 백산면 자유무역지역 표준공장 A동. 국내 태양광 모듈 제조업이 한화솔루션·현대에너지솔루션 양강 구도로 재편된 가운데, 전라북도에 남은 유일한 태양광 제조사 신성이엔지의 김제 사업장을 찾았다. 기존 600MW 규모 라인 중 1층을 새롭게 뜯어고쳐 연 400MW씩 650W급 고출력 모듈을 뽑아내는 라인으로 탈바꿈시킨 현장이다. 원서희 공장장과 김신우 상무, 민용기 이사가 취재진을 맞았다.

라인 투어…셀 절단부터 출하까지

원 공장장은 "1층 라인을 전면 재구축하면서 연 최대 400MW 규모의 태양광 모듈 라인을 보유하게 됐다"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생산 가능 모듈은 M10 규격의 60~78셀 단면·양면 하프컷 G2B 타입이며, 전 공정이 자동화 설비로 구현돼 있다. MES(생산관리시스템)는 2016년부터 지속 고도화해온 체계다.

실제로 라인을 따라 걸어보니 공정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흐르는 일자형 구조였다. 셀을 반으로 절단하는 하프컷 공정을 지나면 절단된 셀들이 와이어로 연결돼 스트링을 이뤘고, 부자재별로 적층된 뒤 라미네이션 공정에서 열과 압력으로 밀봉됐다. 이후 프레임과 정션박스가 조립되고, 출력·전기적 특성·외관을 검사하는 설비를 하나하나 통과했다. 라인 곳곳에서는 AI 비전 검사 장비가 모듈 표면을 촬영해 불량 여부를 실시간 판정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라인 위에서 셀을 연결하는 자동화 설비가 가동되는 모습/김원빈 기자

2007년 시작해 20년 만에 650W

신성이엔지의 태양광 사업은 2007년 250W급 모듈 생산으로 시작됐다. 2011년 충북 음성 솔라에너지 공장을 인수해 300W대로, 2016년 200MW 자동화 라인 구축으로 350W대로, 2018~2019년 증평 셀라인의 HDM 신기술 적용으로 400W대로 점차 출력을 키워왔다.

김제 사업장은 2020년 600MW 규모 하프셀 라인(M6, 1BB, G2B)으로 본격 가동을 시작해 2021~2025년 누적 약 1GW를 생산·판매했다. 이 기간 M6에서 M10 라인으로 전환하며 출력을 450W에서 550W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초 결정된 신규 투자로 설비 세팅을 마치고 8월부터 최대 650W급 양산에 들어갔다. 투자 규모는 약 30억원이다.

기존 연간 600MW의 생산규모였던 김제 라인은 국내 시장 침체로 가동률이 10~15%에 그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신우 상무는 "한 번도 100% 돌려본 적이 없다"며 "이번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2층은 접고 1층만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400MW는 3조 2교대 365일 풀가동 기준 최대치이며, 일반 가동 조건에서는 120~150MW 수준이 현실적이다. 새만금 지역주도형 사업이 100MW 단위로 분산 발주되는 점 등을 고려해 산정한 규모다. 향후 수요가 늘면 700W 이상까지 라인을 개조하거나 증설도 검토할 수 있다.

라인의 핵심, AI 비전과 예지보전

이날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스마트팩토리 전환이었다. 원 공장장은 "제품 품질 관점에서 AI 비전 시스템을 먼저 도입했다"며 "AI가 판정한 불량 데이터를 설비 제어에 되먹임해 공정 레시피를 직접 조정하는 단계까지 발전시키는 초기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김신우 상무는 이 같은 시도가 가능한 배경으로 2016년부터 가동 중인 용인 스마트팩토리를 꼽았다. "AI 머신비전,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 디지털트윈까지 10년 가까이 쌓은 경험을 태양광 라인으로 이식하는 중"이라며, 기술연구소 AI팀과 제조혁신본부 AS팀이 각각 개발과 현장 적용을 맡아 연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시스템을 통해 모듈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직원들/김원빈 기자

엔지니어의 '암묵지'를 데이터로

숙련 엔지니어의 경험을 데이터화하는 작업도 과제로 꼽혔다. 민용기 이사는 "초기 MES는 수작업을 컴퓨터에 입력하는 수준이었지만 이후 설비 데이터를 직접 가져오는 형태로 발전했다"며 "아직은 엔지니어의 수기 입력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고, 센서·카메라 기반 자동 수집까지는 계속 개발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셀 효율이 18%를 넘기 어려웠던 시절, 숙련 엔지니어가 레시피를 조정하다 19%, 20%를 넘기는 순간이 있었다"며 "그 감각을 데이터화하는 게 숙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제 라인의 경쟁력으로 인력의 연속성을 꼽았다. "음성 공장 시절부터 함께한 엔지니어들이 지금도 레시피 셋업과 램프업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관리직(엔지니어 포함) 약 15~17명, 현장 작업 인력 약 20~30명이 근무 중이며, 신규 라인 불량률은 약 0.3% 미만, 자동화율은 70~80% 수준이다.

고효율·고출력, 셀과 크기의 트레이드오프

민용기 이사는 고효율·고출력의 핵심 변수로 △태양전지 자체 효율 △셀 분할 방식(하프컷·3분할·4분할) △셀 크기를 꼽았다. 현재 주력 태양전지는 TOPCon 방식이며, HJT(이종접합) 등 후속 기술도 검토 중이다. 셀이 커질수록 출력은 높아지지만 무게·부피가 늘어 시공성이 떨어지는 트레이드오프가 있다. 국내 시장은 대형·고출력을 선호해 취재진이 둘러본 라인에서도 640~650W급 모듈이 주력으로 생산되고 있었다. 수상태양광용 모듈은 방습 성능과 진동 대응 강도가 핵심으로, 고내구 친환경 인증(PID 저항성 3000시간 등)을 적용해 대응하고 있다.

기자단 질문에 답하는 (왼쪽부터) 김신우 상무, 민용기 이사, 원서희 공장장 / 김원빈 기자

"새만금이 첫 단추, 그다음은 영농형"

당장 회사가 힘을 쏟는 곳은 새만금이다. 하반기 수상태양광 납품을 시작으로 내년 순차 가동될 새만금 태양광(300MW)과 김제·부안 지역주도형 사업으로 라인을 채운다는 게 1차 목표로, 계획대로면 400MW 라인의 80% 이상을 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손익분기점(BEP)은 가동률 50% 수준이다. 그다음 그림은 영농형·산단 지붕형 등으로 적용처를 넓히면서 다양한 사양(G2G·G2B 등)을 한 라인에서 소화하는 유연 생산체제다. 회사 관계자는 "설치 환경이 협소한 우리나라 특성상 다양한 환경에 맞는 발전소를 구성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이 강점"이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체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프로젝트가 2029년 조기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뒤 동남아·미국 등 해외 수요로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가격 측면에서는 국산 모듈이 W당 280~300원대, 중국산은 기존 160원대에서 최근 200원대까지 오르며 격차가 좁혀졌다.

"정책이 없으면 안 되는 사업"

김신우 상무는 "태양광은 정책 없이는 성립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며 "이번 투자만큼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사가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새만금 지역주도형 사업에 지역 제조사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다. 관계자는 "전북에 남은 태양광 제조 라인은 저희가 유일하다"며 "지역주도형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지역 제조사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세액공제를 실제 자금 조달로 연결할 수 있도록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방안, 산업단지 유휴 지붕을 활용한 자가소비형 태양광의 인허가 개선, 영농형 태양광 보급을 뒷받침하는 제도 정비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관계자는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동안 전라북도의 다른 제조사들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며 "저희마저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지역에서 태양광을 만드는 곳은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성이엔지 김제 공장 내부 전경 / 김원빈 기자

현장 취재에서 확인한 신성이엔지 김제공장의 모습은 '마지막 승부수'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다. 지역에 남은 중견 제조사가 20년간 쌓은 제조 노하우와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접목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현장이었다. 향후 가동 안정화 추이와 새만금 프로젝트의 실제 발주 여부가 이번 투자의 성패를 가늠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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