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인터뷰] 최인선 에이치에너지 VPP사업실 이사, "발전소 지어지면 끝? 신뢰가 곧 자산이다"

투데이에너지
2026-09-07
[인터뷰] 최인선 에이치에너지 VPP사업실 이사, "발전소 지어지면 끝? 신뢰가 곧 자산이다"

본지와 인터뷰 중인 최인선 이사. / 김원빈 기자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재생에너지가 늘수록 전력시장이 더 복잡해진다는데, 어떤 지점에서 그런가.

과거엔 다음 날 수요만 예측하면 됐고, 날씨를 보면 대략 맞았다. 그런데 최근엔 날씨도 수요도 예측이 어려워졌고, 재생에너지까지 더해지며 문제가 커졌다. 다음 날 발전량을 아무도 모르고 실시간 확인도 어려운 '비가시성'이 뒤섞이며 예측이 하나도 맞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임기응변식 대책들이 충돌하며 '누더기 처방'만 쌓이고 있다.

가격 문제도 마찬가지다. 해외는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실시간으로 움직이지만, 한국은 '용량 입찰' 방식이라 원전 호기별 단가까지 사실상 가격이 미리 정해져 있다. 가격이 현실을 반영한다면 그에 맞춰 수요와 발전이 함께 움직일 텐데, 지금 구조에서는 이 신호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다.

중앙집중형 시스템의 한계와, 이를 위한 과제는.

한국전력거래소(KPX)의 EMS와 시장운영시스템(MOS)이 시장·운영 두 기능을 한곳에서 다 풀려고 하다 보니 한계에 부딪힌다. 시장을 지역·부문별로 쪼개 부분 최적화를 하면 오히려 풀릴 문제를, 중앙에서 모두 해결하려다 보니 복잡성만 커지는 구조다.

해법은 먼저 인위적으로라도 가격 신호를 만드는 것이다. 과거 수요반응(DR) 사업은 발전이 부족할 때 수요를 줄이면 보상하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발전이 남는 시대가 됐다. 이제는 수요·공급 양쪽에서 유연성 자원이 움직일 때마다 보상해 이 흐름이 가격 신호를 대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전국 20만 개에 달하는 태양광 사업자를 개별적으로 시장에 참여시킬 수 없으니, VPP 사업자가 이들을 모아 대응해야 한다. RE100 직접PPA처럼 시장 밖에 있어 손댈 수 없는 자원도 유연성 자원으로 끌어들이면 비가시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분산 자원을 신뢰할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하며, 솔라온케어는 이를 어떻게 풀고 있나.

가장 중요한 건 가시성 확보, 그리고 데이터와 운영의 표준화다. 솔라온케어는 단순 모니터링이나 O&M이 아니라 '신뢰(트러스트)'를 만들어가는 자산관리(AM) 플랫폼이다. 발전소가 잘 운전되고 효율·가동률이 높아져 더 좋은 가격에 팔리도록 만드는 전 과정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쌓는 일이며, 이것이 검증돼야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VPP 사업에도 힘이 실린다.

정부가 국가 차원의 직접PPA 관리에 나선다는 발표가 있었다. 대형 발전에 유리한 구조 아닌가.

일견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건 그 시간에 정말 공급이 이뤄지느냐는 신뢰의 문제다. 이를 데이터로 증명해 예측 신뢰도를 쌓으면 소규모 발전이라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정부 정책이 대규모 매칭에만 집중돼 소규모 태양광과 수요기업이 소외돼 있는데, 저희는 이들을 묶어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RE100 도입 기업은 느는데 재생에너지 전기는 부족하고 계약도 복잡하다. 이 모순은 왜 생기나.

RE100은 초창기엔 다량 전력 소비 기업이 자발적으로 선언하는 캠페인이라 관심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 애플이 협력사인 LG이노텍 등에 동참을 요구하면서 공급망 전체로 확산됐다. 초기엔 대기업·수출기업 중심이라 대응이 가능했지만, RE100 의무가 협력사로 내려갈수록 기업은 영세해지는 반면 계약 구조는 여전히 대기업 중심이라 부담이 반복된다. 여기에 ESG 규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같은 수출 이슈까지 겹쳐 중소기업엔 삼중고다. 특히 20년 장기계약은 존속 여부조차 장담 못 하는 부담이고, 회계상 미인정 기간이 부채로 잡혀 신용도까지 깎인다.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전력시장 제도 정비 촉구 공동성명' 기자회견 기념사진. (왼쪽부터) 김용형 인코어드 테크놀로지스 팀장, 최인선 에이치에너지 이사, 노서영 해줌 VPP 사업실 부문장, 김선규 기후솔루션 연구원. / 김원빈 기자

에이치에너지의 1년·3년 단기 RE100 상품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나.

솔라온케어 고객 중엔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가 많다. 작은 발전소와 작은 수요기업을 매칭하는 일은 시스템은 복잡해도 매칭 자체는 오히려 쉽다. 현물시장 경험이 있는 사업자라면 1년·3년 계약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어, 이 매칭 자체가 핵심 기술이다. 다만 소규모일수록 예측·신뢰 확보가 어려워, 설비 고장을 막고 즉각 대응하는 역량이 관건이다.

다른 사업자는 정산 부담 때문에 보통 300~500kW 이상만 접수하지만, 저희는 100kW 미만의 초소형 발전소까지 받아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한국RE100협의체 부회장으로서 최근 현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RE100은 대기업만 체감하는 이슈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일반 민간 기업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나도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닌가'에서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질문이 바뀌고 있다. 지금은 질문에서 실행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본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흐름이 결국 어디로 향한다고 보는가.

에너지는 문명을 움직이는 운영체제와 같다. 나무에서 석탄, 석유로 에너지원이 바뀔 때마다 문명과 강대국의 판도도 함께 바뀌었다. 지금의 변화도 발전원 하나가 바뀌는 게 아니라, 석유에서 전기로의 전환 속에서 재생에너지가 자리잡는 동시에 중앙집중식에서 분산형으로 시스템 자체가 이동하는 과정이다. 반도체 공장 하나 짓는데도 즉각적인 전력 대응이 필요한 시대에, 발전소·송전선로를 짓는 데만 20년 걸리는 기존 방식은 더 이상 맞지 않는다. 중앙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시대가 아니라, 분산된 주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서로 연결·조율되는 시대로 가야 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원격관리 간편결제 A/S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