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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병준 한국태양광공사협회 협회장, “현재 태양광 시장에 필요한 건 예측 가능한 정책”
안병준 협회장은 태양광 전문기업 ‘솔라플레이’ 대표로, 20년간 태양광 업계에 몸담아 온 전문가다./김원빈 기자
한국태양광공사협회는 2019년 1월 설립된 태양광 시공업체 중심의 협단체다. 시공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태양광 산업의 건전한 성장과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안병준 회장을 만나 협회 설립 배경부터 우수 시공 기준, 최근 계통·PPA 이슈, 이격거리 규제와 지역사회와의 관계까지 태양광 산업 현장의 주요 과제와 향후 방향을 들어봤다. / 편집자주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협회 설립 계기와 시점이 궁금하다.
FIT 제도에서 RPS 제도로 전환된 2012년 이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태양광 공사가 전기공사로 분류되면서, 그 전까지 면허 없이 시공하던 업체들이 전기공사업 면허를 취득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업계 체제가 정비됐고, 협회 설립 논의도 이 무렵부터 본격화됐다.
특히 태양광 시장이 커지고 업체 수도 늘어나던 시기였지만, 업계 이익을 대변하거나 건전한 발전을 이끌 구심점이 없었다. 정책이 나오기 전에 미리 목소리를 내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데, 그때는 정책이 나온 뒤에야 대응하는 식이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업체들이 모여 약 6개월간 준비 기간을 거쳐 2019년 1월 28일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현재 국내엔 셀·모듈·인버터 등 제조업체 중심의 단체, 정책 관리에 무게가 실린 단체, 민간 발전사업자 단체 등 다양한 단체가 있지만, 본 협회는 시공·분양을 함께 하는 회원사들로 구성돼 있어 태양광 보급 확대 자체가 목표다.
협회가 만들어온 의미 있는 활동은
최근 에너지공단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저널을 발간하고 정부 주관 ‘솔라리그’에도 참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매년 진행하는 ‘아름다운 태양광 사진전’을 가장 뜻깊은 활동으로 꼽고 싶다.
2019년 협회 설립과 함께 시작해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사진작가와 아마추어들이 촬영한 태양광 시설 사진을 공모받아 시상하는데, 태양광이 혐오시설이 아니라 아름다운 시설이라는 점을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촬영된 사진은 태양에너지학회 학술대회 등에서 전시되고, 상업적 목적이 아닌 홍보 요청이 있을 경우 외부 기관에 제공하기도 한다.
‘제7회 아름다운 태양광 사진전’ 대상작 (강동구청 건물 일체형 태양광) /태양광공사협회 제공
협회가 보는 ‘우수한 시공’의 기준은
태양광은 통상 20년 이상 운영되기 때문에 초기 비용보다 운영 기간(Life Cycle Cost) 전체의 경제성이 중요하다. 발전량을 유지하면서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고, 이를 위해서는 좋은 자재와 적정한 시공 방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에 감전·붕괴·산사태 등 안전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결국 수명 기간 내내 경제적이면서도 안전한 시공이 우수 시공이라고 본다. 국산 제품 사용 또한 장려 한다. 에너지공단 입찰에서 국산 제품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정책자금 등 금융지원 사업은 국산 제품이 아니면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 국내 제조업을 보호·육성하는 정책은 다른 국가에서도 일반적이다.
우수한 시공을 장려하는 제도가 있는지
우수한 시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협회는 ‘안전시공책임제도’를 준비 중이다. 안전 시공을 약속하는 확약서를 받고 인증서를 부여한 뒤, 실제 이행 여부를 사후에 확인해 미이행 시 인증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다만 세부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올해 안에 세부 기준을 마련해 내년부터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부실 시공은 어디서 비롯되나
가장 큰 원인은 업체 간 과당 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다. 저가에 수주한 업체는 이익을 남기기 위해 시공비를 줄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다만 부실 시공의 원인을 굳이 비중으로 나눈다면, 시공 자체보다는 사후 유지관리 소홀이 더 크다고 본다.
태양광은 볼트 체결 등 시공 후 정기적인 재점검(리볼팅)이 필요한데, 이를 소홀히 하는 사업장이 많다. 특히 발전소를 인수한 사업주가 유지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 배수로가 막혀도 방치되다가 산사태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다. 준공도서와 유지관리 지침서를 발주자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교육까지 하는 시공업체가 많지 않은 것도 문제다.
시흥시에 설치된 지붕형 태양광 예시 / 시흥시청 제공
요즘 현장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인건비 상승은 모듈 효율 향상으로 전선·구조물 소요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한전 계통 연계다. 과거 소규모 재생에너지를 계통에 우선 접속해주던 제도가 종료된 이후 접속이 까다로워졌다.
특히 강원·경북·전남 지역은 배전 선로 여유는 있어도 송전 용량이 부족해 연계가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 인허가를 받고 5~6년째 착공을 준비 중인데도 한전 개통이 이뤄지지 않는 사업장도 있다.
대형 사업장은 자체적으로 변전소를 짓고 송전을 끌어와 해결하지만, 중소업체가 체감하는 물량은 최근 1~2년 새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PPA 확대는 시공업체 입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나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불확실성이다. 직접 PPA 시장에는 REC 가중치 개념이 없어, 에너지공단 입찰에서 부여되던 부지 유형별 인센티브(임야, 일반토지, 소규모 100kW 미만, 건축물·수상 등)가 그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일반 토지형은 큰 변화가 없지만, 지붕형·수상형처럼 추가 비용이 드는 유형은 내년 이후 입찰 참여가 불투명해 사업 추진 자체가 멈춰 있다. 영농형 태양광도 마찬가지다. 작물 재배 공간 확보를 위해 부지 대비 설치 면적을 제한받다 보니 일반 토지형보다 시설비가 훨씬 많이 드는데, 이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이 아직 나오지 않아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다만 직접 PPA 시장이 생기면서 일부 계약에서 kWh당 180원 안팎의 가격이 형성되는 등, 판로가 이원화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결국 핵심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이 현재 업계가 마주한 가장 큰 리스크다. 사업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사업자도, 시공업체도 계획을 세울 수 없다.
최근 발표된 이격거리 규제 (5호 이상 주거지 기준 최대 200m)에 대한 업계 반응은
기존 권장안은 100m였다. 이번에 200m로 확정되면서 아쉬움이 남는 지점은 분명하다. 과거에는 인접 주택 간 거리가 일정 수준 넘으면 ‘밀집 주택’으로 보지 않았지만, 지금은 단순히 200m 내 5호 이상이면 허가가 제한되는 구조다.
협회는 ‘15호 이상 밀집지역’과 같은 기준을 요구했지만 당정 협의 과정에서 완화 폭이 예상보다 작게 반영됐다. 다만 도로 이격거리 규제가 없어 진 점 등을 고려하면 종전보다는 입지 여건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본다.
태양광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나
무인 운영되는 태양광 특성상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신안군의 경우 주민 참여형 태양광을 통해 인구 유출을 막고 인구도 다소 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사례가 현 정부의 ‘햇빛소득마을’ 정책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 사례를 보더라도, 태양광 부지 매입이 오히려 방치되던 농지·과수원의 가치를 높이고 고령 농가의 이주를 돕는 순기능도 있었다.
안병준 태양광공사협회 대표가 올해 창간한 '태양광 공사 저널'에 대해 설명중이다. / 김원빈 기자
정부에 가장 시급하게 요구하고 싶은 것은
입찰제 전환 과정에서 기존 부여되던 인센티브를 어떻게 반영할지 명확히 해줄 것, 이격거리 규제의 추가 완화 여지를 검토할 것, 그리고 계통 연계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싶다.
무엇보다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 방향이 서야 사업 계획을 세우고, 고객에게도 확신을 갖고 설명할 수 있다.
협회 차원의 올해·내년 계획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아름다운 태양광 사진전을 지속하며 규모와 상금을 확대해 태양광에 대한 인식 개선을 이어간다. 둘째, 올해 창간한 ‘태양광 공사 저널’을 콘텐츠 면에서 더 확대해 나간다. 셋째, 안전시공책임제도의 세부 기준을 마련해 실제 시행 단계로 안착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