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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에너지와 반도체, 균형 정치 필요 

투데이에너지
2026-09-07

[투데이에너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국가 성장의 심장부다. 그러나 반도체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은 더이상 반도체 산업 내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이 요구하는 전력량은 급증 하고 있으며, 제조공정의 안정성은 전력품질과 냉각능력에 직결된다. 이 때문에 에너지 인프라와 반도체 산업은 상호의존적 관계로 묶여 있다. 정책 결정자는 이 둘을 분리해 다룰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 해야 한다.

우선 인프라 차원에서의 정합성이 필요하다. 대규모 팹과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에는 안정적 송전망, 여유 변전용량, 대형 냉각설비와 ESS(에너 지저장장치)가 선행돼야 한다. 전력망 포화는 곧 투자 기피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 유치 경쟁력의 약화로 귀결된다. 따라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계획에는 전력 인프라 패키지가 포함돼야 하며, 지방자치 단체와의 조율,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도 병행돼야 한다.

기술적 연결고리도 주목할 만하다. 전력반도체· 전력변환장치 등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차 보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부품이며,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은 에너지전환 기술의 성패와 맞물려 있다. 반대로 에너지기술은 반도체 제조의 운영비와 탄소발 자국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상호보완적인 생태계를 형성하면 양쪽 산업 모두의 경쟁력이 동시에 강화된다.

공급망 측면의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을 추진할 때 반도체 핵심부 품뿐 아니라 대용량 변압기, 초저온 냉동기, ESS 모듈 등 에너지 관련 장비의 해외 의존성도 점검해야 한다. 무조건적 국산화는 비효율을 낳지만, 전략적 핵심 품목은 선별적 투자로 보호해야 한다. 국제협 력과 다변화 전략을 병행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또 하나의 과제는 인력과 연구의 융합이다. 반도체 엔지니어와 전력·열관리 전문가 간 협업을 촉진 하는 교육·연구 트랙을 만들면 기술 상용화 속도가 빨라진다. 산학연 연계를 통해 현장 적응형 인재를 길러내고,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산업 전환에 따른 인력 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거버넌스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산업부, 기후부, 에너지 관할 기관 간 칸막이를 허물고 예산과 규제, 인센티브를 연계하는 체계적 정치적 결단 없이는 선언적 계획에 머물기 쉽다.

성과지표와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민간의 혁신을 촉진하는 규제완화와 사회적 수용성 확보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

반도체 경쟁력의 지속가능성은 에너지정책과의 조화에 달려 있다. 에너지 인프라의 확충과 저탄소 전력생산, 기술적 융합, 공급망 다변화, 인력 육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정치적 결단이 함께할 때만 ‘K-반도체’의 미래는 튼튼해질 것이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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