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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성 없는 전동화가 더 빠르다
김원빈 기자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EV트렌드코리아 2026의 주인공은 사실 완성차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전시장 한편에 자리한 ‘비도로 전동화 특별관’은 완성차 부스와는 결이 달랐다. 조명과 음악, 시승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붙잡는 완성차관과 달리, 이곳의 지게차와 배달 이륜차, 이동형 ESS는 별다른 연출 없이 담담하게 놓여 있었다. HD현대사이트 솔루션의 전동 지게차는 디젤 지게차 대비 유류비·유지보수비를 70% 이상 절감하고, 최대 12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항만·건설현장·창고 등 어디서든 투입할 수 있다. 옆에는 맥도날드 배달용으로 도색된 디앤에이모터스의 전기이륜차와 경찰 순찰용 모델이 나란히 놓여, 배달앱 로고 하나로 자신의 쓰임을 설명하고 있었다. 화려함 대신 실용으로 승부 하는 부스들이었다.
이 대비가 흥미로웠던 건, 두 전시장이 서로 다른 종류의 ‘전동화 서사’를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완성차 부스는 소비자에게 ‘갖고 싶은 미래’를 판다. 신차의 디자인과 주행거리, 브랜드 이미지로 마음을 움직 여야 하는 시장이다. 반면 지게차와 배달 이륜차는 상대적으로 감성의 영역이 적다.
이걸 굴리는 주체는 소비자가 아니라 물류 회사와 배달대행업체이고, 그들의 결정 기준은 오직 손익계산서다. “유류비·유지보 수비 70% 절감”이라는 숫자 하나면, 그걸로 설득은 끝난다.
바로 이 지점이 전동화의 다음 단계를 가늠하는 힌트일 수 있다. 승용차 시장의 전동화는 소비자의 취향과 정책, 인프라가 맞물려야 움직이는 느린 게임이다. 반면 물류와 배달처럼 ‘숫자로만 결정되는’ 영역은 조용히, 그러나 훨씬 빠르게 전기로 갈아타고 있다. 12시간 연속 가동, 70% 비용 절감 같은 지표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 필요 없이 그 자체로 결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