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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8주년 특집]  ‘보이지 않는 에너지’에 길을 묻다

투데이에너지
2026-09-07
[창간 28주년 특집]  ‘보이지 않는 에너지’에 길을 묻다

AI 생성 이미지/투데이에너지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대한민국 에너지 및 기후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투데이에너지가 창간 28주년을 맞아 우리 시대 가장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정말 지구를 구하고 있는가, 아니면 보고서의 숫자만을 지우고 있는가”

정부가 발표한 최근 몇 년간의 온실가스 감축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언뜻 안도감이 든다. 우리나라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7억 2700 만 톤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연평균 수 퍼센트씩 배출량을 줄여왔다.

특히 최근 가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건물과 수송 분야를 중심으로 배출 량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와 경기 둔화라는 외부적 요인이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으나, 산업계의 공정 개선과 청정에너지 도입이 일정 부분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공언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즉 2018년 대비 40% 감축이라는 대담한 이정표를 향해 거친 걸음이나마 나아가고 있었다. 이후 정부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순배출량 대비 53%~61% 감축하는 안으로 수정 확정·의결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 시급성과 IPCC 권고,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 등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등고선의 완만함에 취해 정상(頂上)으로 가는 길의 가파름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겉으로 드러난 실적의 이면에는 뼈아픈 부조리와 거대한 공백이 숨어 있다.

최근의 감축 성과는 구조적 전환이 만들어낸 체질 개선이라기보다, 고유가에 따른 자발적 소비 위축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공장 가동률 저하가 맞물린 ‘착시 효과’에 가깝다.

실제로 국가 전력 소비의 핵심을 차지하는 제조업 부문에서는 탄소 배출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못했다. 오히려 석탄발전의 의존 도를 줄이는 속도가 더뎌지면서, 기후위기의 시계는 정부의 장밋빛 전망보다 훨씬 빠르게 흐르고 있다.

향후 5년은 대한민국 탄소중립의 성패를 가를 운명의 시간이다. 정부의 전망대로라면 청정에너지 비중이 확대되고 전기차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감축 곡선이 가팔라져야 한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차갑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력계통의 수용성 한계와 규제 장벽에 가로막혀 성장의 정체기를 맞이했다.

무탄소 에너지(CFE)를 앞세운 원자력 발전 확대 정책 역시 막대한 건설 비용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송배전망 확충이라는 현실적 난관에 부딪혀 즉각적인 온실가스 감축의 구원투수가 되기 어렵다.

지금의 추세라면 2030년 목표치 와의 격차는 재앙 수준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거대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투데이에너지는 보다 정직하고 실천 가능한 세 가지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의 정착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화석연료 기반 산업의 노동자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아서는 안된다. 이들의 일자리 전환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뒷받침 하는 정교한 기후 금융과 사회적 안전망이 선행되어야만 진정한 전환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지역 분산형 에너지 생태계로의 전면적 체질 개선이다. 대규모 발전소에서 도심으로 전력을 끌어오는 중앙집중식 구조는 필연적으로 막대한 송전 손실과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한다. 지자체와 지역 주민이 주 주주로 참여하는 햇빛발전소, 바람발전소를 활성화하고, 각 지역이 소비하는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는 ‘에너지 자립 도시’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셋째, 삶의 양식을 바꾸는 환경 교육의 전면화다. 기후변화 대응은 기술 관료들의 방정식이나 대기업의 ESG 보고서 안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유아기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에너지를 소비하는 행위가 지구 반대편의 기후 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시하게 만드는 ‘휴머니즘 기반의 환경 교육’이 체계화 되어야 한다. 시민들이 불편함을 기꺼이 선택하는 감수성을 가질 때, 비로소 정치는 움직이고 산업은 변한다.

투데이에너지는 앞으로 이 거대한 전환의 여정을 가감 없이 기록하고 매서운 감시자이자 따뜻한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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