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기고] 국제 LNG 시장 리뷰 및 전망
이슬비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급량 줄고 가격 급등 봉쇄 2개월 1500만 톤 공급 차질, 가격 4.7배 급등… ‘에너지 안보’ 부각
[투데이에너지 신일영 기자] 2026년 2월 발생한 미국-이란 간 전쟁은 국제 정세를 넘어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 줬다. 특히 주요 에너지 수송로이자 카타르 지역의 주요한 LNG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현실화되면서 에너지 안보가 다시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이번 전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지정학적 갈등이 에너지 공급망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중동산 LNG ‘직격탄’…글로벌 가격 급등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LNG 교역량의 약 20%가 통과하며, 특히 카타르와 UAE의 LNG 수출 물량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향한다. 이에 따라 해협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LNG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불을 보듯 뻔했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마자 이 지역의 LNG 수송은 큰 차질을 빚었으며 전쟁 발생 직후 약 2개월 동안 피해를 입은 공급량은 약 1500만 톤으로 추산된다.
아래 자료 에 따르면 2025년 카타르에서 공급된 LNG 물량 은 8244만톤, UAE는 511만톤으로 집계됐다. 두 국가의 공급량을 합치면 약 8755만톤에 달한다.
호르무즈해협 통과 LNG 물동량(왼쪽)과 국제 유가 및 현물 LNG 가격 동향(오른쪽)/ 자료: S&P Global, LNG Daily
국가별로는 중국이 2062만톤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수입했다. 이어 인도가 1506만톤, 대만 828만톤, 한국 744만톤, 파키스탄 657만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물량 흐름은 카타르를 중심으로 한 중동산 LNG가 아시아 주요국의 안정적인 가스 공급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1500만톤의 공급 차질은 곧 글로벌 시장의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2026년 초 국제 LNG 가격은 9~10달러/MMBtu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2월 말 미국-이란 간 전쟁이 발생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 현물 가격인 JKM과 유럽 가스 가격인 TTF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3월 17일 전 세계 LNG 공급의 20%를 차지하는 카타르 LNG 수출시설인 Ras Laffan이 이란 미사일의 공격으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됨에 따라 국제 가스 가격은 더욱 급격하게 상승했다.
3월 19일 TTF는 약 21달러/MMBtu, JKM 또한 25.4달러/MMBtu 수준까지 상승해 전쟁이 발발되기 직전보다 최대 15달러/MMBtu이 상승해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왔다. 그 뒤 미국-이란 전쟁 전개 상황에 따라 국제 LNG 가격이 오르내리다 6월 24일 미국-이란 종전 MOU 체결 전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불안이 일부 완화됨에 따라 LNG 가격은 단기간 내 빠르게 하락했다.
그러나 7월 7일 미국-이란 종전 MOU가 파기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중동 지역의 공급 정상화가 지연될 가능성과 함께 하반기 동절기 수요에 대비한 유럽·아시아의 LNG 확보 경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미 LNG·공급원 다변화 중요성 부각
이번 전쟁은 단순한 물류 차질에 그치지 않았다. 카타르의 LNG 수출시설(Ras Laffan 2기)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서 공급 회복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또한,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이었던 NFE(North Field East) 확장 프로젝트(4개 트레인 3200만톤/년)의 단계적 가동이 지연되면서 향후 몇 년간 예상됐던 글로벌 LNG 공급 확대 전망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국제 LNG 시장은 북미를 중심으로 한 LNG 공급능력 증설에 힘입어 수급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전쟁은 이러한 전망을 뒤흔들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급 부문의 충격으로 국제 현물 LNG 가격은 빠르게 상승했다. 이는 LNG를 수입하는 국가들의 부담으로 이어졌으며, 중동산 LNG 의존도가 높았던 아시아 국가들은 소비를 줄이거나 대체 연료를 확대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반면 이번 사태는 공급원 다변화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공급 과잉 우려와 건설비 상승, 금융 비용 부담 등으로 신규 투자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던 상황에서 정치적 안정성이 높은 북미 지역 L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제 LNG 시장에서 미국산 LNG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6월만 하더라도 종전 MOU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 증가로 국제 LNG 시장은 점진적인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휴전이 파기되고 전쟁이 재개됨에 따라 그 전망은 힘을 잃게 됐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중동 지역의 LNG 생산시설이 순차적으로 복구된다면 공급 부족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된다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물론이고, 중동 지역의 LNG 생산 정상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한참 더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종전 여부가 시장 정상화 변수
2026년 남은 기간 국제 LNG 시장에서 주목할 변수는 4가지다.
먼저 미국-이란 전쟁 전개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시점과 더불어 중동산 LNG 공급 정상화 시점이 여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EU 천연가스 재고 추이(왼쪽)/자료: GIE, 전년 동월 대비 세계 LNG 수입 동향(오른쪽)/자료: Kpler
다음은 EU의 재고 비축 부분이다. EU의 천연가스 재고는 올해 초 북서유럽을 강타한 겨울 폭풍(Storm Goretti)으로 급감해 3월 말 27.62%를 기록했다.
재고 비축을 위한 LNG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동산 LNG 공급 차질을 빚은 아시아로의 LNG 유입이 증가함에 따라 유럽 LNG 수입 감소세가 지속돼 8월 8일 기준 58.55%로 과거 10년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EU의 동절기 재고 비축 우려가 확대되고 동절기에 접어들수록 아시아와 LNG 확보 경쟁에 나설지 주목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카타르 LNG 생산 정상화 시점이다. 현재 카타르 LNG 생산시설 7기 트레인에서 열 신호가 감지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안정적이라면 빠른 시일 내 공급 정상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뢰 제거 작업과 가용 선박 확보, 호르무즈 해협 혼잡 등 물류 부분이 수출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9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된다면 연말쯤 피격되지 않은 나머지 카타르 LNG에서의 생산 정상화가 예상돼 동절기에는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카타르 Ras Laffan 열 신호 감지자료(왼쪽)/자료: Kpler, 엘니뇨의 동절기(12~2월)기온 영향(오른쪽)/자료: Wood Mackenzie
마지막은 동절기 날씨다. 중동산 LNG 공급 재개 시점이 불확실하고 동절기 재고 비축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동절기 날씨마저 한파가 발생하거나 평년 대비 낮은 기온을 기록할 경우, 상황은 최악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엘니뇨 현상이 강화됨에 따라 아시아의 따뜻한 동절기가 올 가능성이 높아져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
2026년 국제 LNG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 정상화 속도, 동절기 수요가 맞물리며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는 속도가 하반기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기에 앞으로 관련 상황의 전개를 면밀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용어설명
NFE(North Field East) 확장 프로젝트 : 카타르의 세계 최대급 천연가스전인 노스필드 (North Field) 가스전의 동부 지역을 추가 개발하는 대규모 LNG 증산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