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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 끝낸 마곡 열병합, 7천억 EPC 발주 ‘실행단계 진입’

에너지신문
2026-09-13

[에너지신문] 서울 서남권의 부족한 열공급 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7000억원 규모의 마곡 열병합발전사업이 설계·구매·시공(EPC) 사업자 선정에 들어간다. 사업방식과 재원 조달을 둘러싼 장기간의 논의를 마무리하고 드디어 실제 발전소 건설을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에너지공사와 한국남동발전은 14일 ‘서남 집단에너지시설 2단계 건설사업’의 EPC 입찰을 공고한다. 이른바 ‘마곡ENS’로 불리는 이 사업은 서울 강서구 양천로 255 일대에 285MW급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와 시간당 68Gcal 규모의 열전용보일러(PLB), 축열조 등 열·전력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전체 열생산 능력은 시간당 258Gcal다. 열병합발전설비가 전력과 함께 시간당 190Gcal의 열을 생산하고, 열전용보일러가 나머지 68Gcal을 담당한다. 준공 후에는 강서·마곡지역 주택 7만 4612세대와 업무·공공시설 428곳에 지역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이번 EPC 입찰은 마곡지구 개발에 따라 빠르게 늘어난 열수요에 공급설비 확충이 뒤따르지 못한 상황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서울 서남권은 자체 열원만으로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워 외부 연계열과 기존 설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신규 열원이 들어서면 특정 설비의 고장이나 외부 열수급 변화에 따른 공급 불안을 줄이고, 권역 내 열수급 대응력을 높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서남집단에너지시설 조감도(마곡 ENS).
▲서남집단에너지시설 조감도(마곡 ENS).

●매각·컨소시엄 검토 끝에 SPC 선택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열수요 증가로 시설 확충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서울에너지공사의 재무 여건과 대규모 투자비 부담, 사업 주체와 추진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사업 매각과 단순 컨소시엄 방식도 검토됐으나, 최종적으로는 서울에너지공사와 남동발전이 공동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 사업을 맡는 구조로 정리됐다. 공사는 공공 열공급사업자로서 사업 주도권을 유지하고, 발전소 건설·운영 경험을 보유한 남동발전은 투자와 사업 위험을 나눠 맡는 방식이다.

양측은 지난해 9월 SPC 방식을 확정한 뒤, 10월 남동발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어 12월에는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이후 올해 8월 24일 재정경제부가 남동발전의 사업 출자를 승인하면서 SPC 설립과 EPC 발주를 위한 주요 행정절차도 마무리됐다.

SPC 방식은 공사가 단독으로 대규모 투자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발전공기업의 자본과 발전사업 경험을 끌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향후 출자 비율과 금융조달 조건, 건설비 변동에 따른 위험 분담 구조가 사업 안정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터빈 생산 슬롯 확보...공급망 위험 선제 대응

핵심 주기기인 가스터빈은 EPC 발주에 앞서 별도로 확보했다. 서울에너지공사와 남동발전은 지난 4월 미국 GE와 가스터빈 예약구매계약을 체결해 생산 슬롯을 선점했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의 전력수요가 증가하면서 대형 가스터빈 주문이 몰리고 제작 기간도 길어지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EPC 사업자 선정 이후 주기기 발주에 나설 경우 납품 지연이 전체 공사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스터빈을 미리 확보하면서 2032년 최종 준공을 위한 공급망 위험은 일부 낮췄지만, 실제 적기 준공 여부는 EPC 계약과 금융조달, 인허가 및 현장 공정 관리에 달렸다.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는 대형 발전사업인 만큼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환율 변동에 따른 사업비 증가 가능성도 관리해야 할 변수다.

●경제성 기준 넘었지만 여유는 크지 않아

이 사업은 외부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 기준을 충족했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이 지난해 12월 수행한 재무모델 분석 결과 비용편익비율(B/C)은 1.003, 프로젝트 내부수익률(P-IRR)은 4.63%로 산출됐다. 판단 기준인 B/C 1.0과 IRR 4.5%를 각각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8월 SPC 금융자문사인 하나은행이 최근 사업 조건을 반영해 다시 검토한 재무모델에서도 경제성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치상 여유는 크지 않다. B/C는 기준선을 0.003, 내부수익률은 0.13%포인트 웃도는 데 그쳤다. 총사업비 상승이나 금융비용 확대, 전력·열 판매 여건 변화가 발생하면 사업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예측도 나온다.

특히 2032년까지 이어지는 사업 기간에는 LNG 가격과 금리, 환율, 건설비 등 주요 변수가 달라질 수 있다. 마곡지구의 열수요 증가가 당초 전망대로 현실화되는지도 수익성을 좌우할 요소다. 단순히 EPC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서 나아가 설계 단계부터 공사비와 발전효율, 에너지 생산단가를 얼마나 면밀하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진 이유다.

●가격뿐만이 아니다...발전효율·생산단가도 평가

EPC 입찰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시공실적과 신용등급을 갖춘 사업자가 단독 또는 공동수급체로 참여하는 제한경쟁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자 선정에는 기술성과 경제성을 나눠 심사하는 2단계 평가가 적용된다.

1단계에서는 발전설비 성능과 기자재 납품·설치 일정, 기술규격 등을 검토한다. 이를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2단계에서는 입찰가격뿐 아니라 발전소 종합효율과 에너지 생산단가를 함께 평가한다.

이는 초기 공사비가 낮더라도 설비 효율이 떨어지면 장기간 연료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열병합발전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구조다. 건설비 절감과 장기 운영효율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낙찰자 선정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입찰참가자격 서류 접수와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 현장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이후 입찰서 접수, 기술·경제성 평가와 가격 개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사업은 열전용보일러와 축열조를 먼저 가동해 단기 열수요에 대응하고, 285MW 열병합발전설비를 추가하는 순서로 추진된다. 전체 시설의 최종 준공 목표는 2032년이다.

마곡ENS가 계획대로 가동되면 서울 서남권은 대규모 자체 열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경제성 지표가 기준선을 근소하게 넘긴 만큼 EPC 계약 이후가 오히려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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