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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트] 청정수소 정책, 대수술 예고...에너지 업계에 큰 파장
청정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 방안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2025년 청정수소발전시장 경쟁입찰이 최근 돌연 취소되면서 에너지 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새로운 공고로 대체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밝혔지만, 이는 기존 청정수소 정책의 전면적인 수정과 더불어 이재명 정부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 방향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취소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미미하고 국민 전기요금 부담을 가중시키며 심지어 석탄 발전소의 수명 연장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이후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기존 청정수소 발전 사업이 낙찰받은 석탄발전소가 15년 이상 가동되도록 허용하면서 '2040 탈석탄'이라는 국정 과제와의 정합성이 맞지 않는다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강경한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정수소 정책 큰 변화 예상
앞으로의 청정수소 정책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와 청정수소를 중심으로 한 무탄소 전원 체계 구축을 강조해왔으며, 이번 입찰 취소를 계기로 '2040 탈석탄' 기조에 맞춰 관련 기준을 정비하고 입찰을 재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쟀다.
특히 암모니아나 LNG와의 수소 혼소(섞어 태우기)에 대한 부분적인 조정이 예상되며, 석탄은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지난해 진행된 2024년 물량에 대해서도 계약 기간 단축을 검토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정부의 강력한 정책 전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정책 전환에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당장 이번 입찰 취소로 인해 참여를 준비했던 기업들은 사업적 손해와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최종적으로 청정수소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현시점의 기술과 인프라로는 높은 수소 생산 단가의 경제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지난해 처음 열린 '2024년 청정수소발전 경쟁입찰'에서도 전체 6500GWh 규모 중 11% 물량인 750GWh만이 채워지면서 제도의 체계성 부족을 지적받은 바 있다.
이번 청정수소발전 입찰 취소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중단이 아니라, 에너지 전환 정책의 본질을 다시 묻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새로운 정책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예측 가능한 안정성을 제공하고, 경제성 있는 기술 개발을 유도하며, 무엇보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본래의 목표를 확실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LNG, 암모니아와의 수소 혼소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 설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정수소 발전 경쟁입찰 취소 배경
2025년 청정수소발전시장 경쟁입찰은 연간 3000GWh 규모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전력거래소(KPX)가 지난 17일 "새로운 공고로 대체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로 돌연 취소했다. 이번 결정에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석탄 발전소 연명 수단 악용 우려, 정책 정합성 문제, 제도의 실효성 부족이다
기존 청정수소 발전 사업이 낙찰받은 석탄 발전소의 수명을 15년 이상 연장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며 이재명 정부의 '2040 탈석탄' 국정 과제와 충돌한다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지적이 있었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미미하고, 오히려 국민들에게 수조 원의 전기요금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2024년 청정수소발전 경쟁입찰에서 전체 물량의 11%만 채워지는 등 제도의 체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부, 정정수소 정책 방향 전면 수정 의지
이번 입찰 취소는 정부가 청정수소 정책 방향을 전면 수정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와 청정수소를 중심으로 한 무탄소 전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의 '탈석탄·탈화석연료' 기조에 맞춰 관련 기준을 정비하고 입찰을 다시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새로운 공고에서는 석탄은 배제하고 암모니아, LNG와의 수소 혼소에 대한 부분적인 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해 진행된 청정수소발전 물량에 대해서도 계약 기간 단축을 검토하는 등 전반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기술 개발, 시장 진입에 대한 고민
에너지 정책의 큰 변화는 늘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이번 입찰 취소는 가장 직접적으로는 참여를 위해 준비해 온 중소기업들에게 상당한 사업적 손실과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중소기업들은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검토, 컨설팅 비용 등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했을 텐데, 갑작스러운 취소로 인해 이러한 투자가 무산된 것이다. 특히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들에게는 이러한 손실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정책 방향성이 갑자기 변경되면서 미래 사업 계획 수립의 어려움과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큰 리스크가 발생한다. 청정수소 기술 개발이나 관련 설비 투자를 고려하던 중소기업들은 투자 시기를 재조정하거나 아예 투자를 망설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인 정책 기조 없이는 장기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기술과 인프라로는 높은 수소 생산 단가의 경제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이미 있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이러한 경제적 부담을 홀로 감당하기 더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입찰 공고가 나올 때까지 기술 개발이나 시장 진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산업단지에 미치는 영향-산업단지 차원 에너지 전환 로드맵 차질
산업단지 내 기업들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이나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을 위해 청정수소와 같은 무탄소 에너지원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핵심적인 청정수소 발전 입찰이 취소되면서 산업단지 차원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이 차질을 빚거나 지연될 수 있다.
산업단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매우 중요한 곳이다. 청정수소 발전이 미래 에너지 공급의 한 축으로 고려되었던 만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 산업단지 전체의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전력 직접 구매를 추진하거나 자체 발전원을 고려하던 산업단지 입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정부가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을 지원하고 있으나, 핵심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이 불분명해지면 친환경 인프라 구축이나 신규 친환경 기업 유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는 산업단지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 입찰 취소는 정부가 더욱 명확하고 실현 가능한 '2040 탈석탄' 로드맵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로 보이지만, 동시에 산업 현장에서는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운 공고에서는 이러한 시장의 우려와 목소리를 잘 반영하여, 중소기업과 산업단지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도 돼야 한다.
■ 용어 설명
청정수소발전 경쟁입찰= 연간 단위로 청정수소 또는 수소화합물(암모니아 등)을 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구매할 사업자를 경쟁을 통해 선정하는 제도. 정부가 무탄소 전원 확대를 위해 추진해왔다. 전력거래소(KPX)= 전력 시장을 운영하고 전력 계통을 관제하는 기관. 전력 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책임진다. 암모니아 혼소 / LNG 혼소= 발전소에서 기존 화석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나 석탄 대신 또는 이들과 함께 암모니아나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탄소 전원 체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력 생산 방식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등)와 수소, 원자력 발전 등이 이에 해당하며, 기후 변화 대응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2040 탈석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로, 2040년까지 석탄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뜻한다. RE100=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국내외 많은 기업이 참여하며 ESG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