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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원전 ‘BANDI’...핵심기술 확보 나선다
[에너지신문] 원자로를 선박에서 운용하려면 파도와 선체 움직임 속에서도 기기가 제 기능을 유지해야 하고, 제한된 공간 안에 설비를 배치해야 한다. 상용원전에서 축적한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해양환경에 맞는 설계와 성능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전력기술이 독자 개발 중인 해양 소형모듈원자로(SMR) ‘BANDI’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한국기계연구원과 협력에 나섰다. 원전 설계·엔지니어링과 핵심기기 연구를 연결, 설계 단계부터 해양 운용환경에 적합한 성능과 신뢰성을 검토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기관은 15일 BANDI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의 초점은 원자로 설계와 기기 개발의 연계성을 높이고, 향후 제작과 실증으로 이어질 기술 기반을 마련하는 데 맞춰졌다.

▲김태균 한국전력기술 사장(왼쪽)이 기계연구원 주요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BANDI는 열출력 200MW, 전기출력 60MW급 해양 SMR이다. 한전기술은 이를 분산전원과 추진동력, 지역난방, 해수담수화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력 공급뿐 아니라 동력과 열을 필요로 하는 분야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게 목표다.
이같은 구상이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원자로 자체의 설계 완성도와 함께 핵심기기가 해양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한전기술은 원전 설계·엔지니어링 역량을, 기계연은 핵심기기 연구역량을 결합한다. 양 기관은 해양 운용환경을 고려한 시험·평가 및 실증기술을 확보하고, 설계 단계부터 기기 성능과 신뢰성을 체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원자로계통과 2차계통 설계를 핵심기기 개발과 긴밀하게 연결하는 데 무게를 뒀다. 계통 설계에서 요구하는 성능을 기기 개발에 반영하고, 시험·평가에서 확보한 결과를 다시 설계 검토에 활용하는 협력 구조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설계와 기기 개발이 맞물려야 향후 제작·실증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기술적 불확실성도 줄여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다. 양 기관은 핵심기기의 설계·시험 과정에서 축적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상태감시·진단과 디지털 트윈 등 지능형 설계·운영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설계 개선과 운전 신뢰성 향상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기술 협력이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해양 운용조건을 반영한 시험 데이터의 축적이 선행돼야 한다. 실제 기기 성능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확보될수록 상태 진단과 설계 검토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 이번 협력에서는 핵심기기 검증과 디지털 기술 개발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한 지점이 될 전망이다.
사업화와 산업 생태계 구축도 협력 범위에 포함됐다. 해양 SMR은 원전 설계뿐 아니라 기기 제작과 조선·해양 기술의 결합이 필요한 만큼, 연구개발 성과를 실제 설비로 구현할 협력 기반을 넓혀야 한다. 양 기관은 지속적인 기술협력과 인적교류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해양환경을 반영한 시험조건과 성능 기준을 마련하고, 검증 결과를 계통 설계와 기기 제작에 반영하는 과정이 BANDI의 기술 완성도를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 한전기술 사장은 “이번 협약은 한전기술의 원전 설계 역량과 기계연의 기계 분야 전문기술을 결합해 BANDI의 기술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원자력과 조선·해양 기술의 융합을 통해 해양 에너지 시장의 가능성을 넓히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