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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E-BESS-AI 묶는다...‘한국형 분산에너지 모델’ 시동
[에너지신문] 태양광과 풍력,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인공지능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AI-EMS)을 하나의 운영체계로 묶는 ‘한국형 분산에너지 사업모델’이 추진된다. 개별 설비 보급에서 벗어나 발전과 저장, 공급, 소비를 통합 관리하고 국내 기업의 기술과 제품을 패키지화해 해외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재생에너지단체총연합회(한재연)와 대한태양광산업협동조합연합회(대태연), 에너윈코리아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K-DES 공동사업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세 기관이 추진하는 K-DES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에 BESS, 계통형성 기능을 갖춘 그리드포밍 전력변환장치(PCS), AI-EMS를 연계하는 분산에너지 시스템이자 산업모델이다.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만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장과 전력변환, 수요 관리 기술을 함께 적용해 지역이나 사업장 단위에서 전력 흐름을 최적화하는 것이 목표다.

▲3개 기관 대표들이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 여건에 따라 출력이 달라지는 만큼 발전량 예측과 저장장치 충·방전, 전력 수요를 동시에 관리해야 계통 부담을 줄이고 전력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K-DES는 이 과정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하나의 사업 단위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태양광·풍력에서 생산한 전력을 BESS에 저장하고, PCS를 통해 전압과 주파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AI-EMS가 발전량과 소비 패턴을 분석해 설비 운전을 조정하는 구조다.
특히 그리드포밍 PCS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기술로 꼽힌다. 기존 인버터가 외부 전력망의 전압과 주파수를 따라가는 방식이라면 그리드포밍 설비는 자체적으로 기준 전압과 주파수를 형성해 계통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BESS와 연계할 경우 변동성 대응과 비상 전력 공급 등 분산형 전력망의 운영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AI-EMS는 각 설비를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통합 운영을 담당한다. 기상예보와 발전량, 전력가격, 소비 패턴, 배터리 상태 등을 분석해 전력 생산과 저장·사용 시점을 조정하는 역할이다.
이번 협약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에너윈코리아가 보유한 분산에너지 관련 특허 사용권을 한재연에 제공하기로 한 점이다. 한재연은 해당 권리를 K-DES 공동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기술 적용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특정 기업이 보유한 특허를 산업계 공동사업에 활용하면 기술 장벽을 낮추고 제조·시공·운영 기업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전체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도 보유 제품이나 기술을 K-DES 구성요소로 결합해 실증과 사업화에 참여할 가능성이 생긴다.
기관별 역할도 나뉜다. 한재연은 재생에너지 업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참여기업 발굴과 실증·보급사업 확대를 지원한다. 대태연은 태양광 관련 중소·중견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분산에너지 사업에 연결하고 국내외 판로 확보에 나선다. 에너윈코리아는 관련 특허와 기술을 제공하고 현장 적용이 가능한 시스템 모델 구축을 담당한다.
세 기관은 국내 실증 및 보급사업 발굴, 제도개선과 인증, 참여기업 확대, 해외 프로젝트 진출을 공동 추진할 방침이다. 기술기업과 제조·시공·사업화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추가 협력체계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K-DES의 다음 단계는 여러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DEIP(Distributed Energy Integration Platform)로 제시됐다. 개별 건물이나 산업단지, 지역에 구축된 분산자원을 통합해 발전과 저장, 소비 상태를 파악하고 전체 운영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플랫폼이 구현되면 흩어진 소규모 자원을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나 지역 단위 전력거래, 수요반응 사업으로 확장할 여지가 있다. 전력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분산에너지 특성상 설비 구축보다 데이터 연계와 운영 규칙, 계통과의 역할 분담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국내 실증을 해외 진출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 ESS,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 등 개별 제품을 따로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설계와 구축, 운영 기술을 묶은 패키지형 사업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력망이 취약하거나 도서·산간지역이 많은 국가, 산업단지와 마이크로그리드 수요가 큰 시장이 잠재적인 적용 대상으로 꼽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