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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경유차 저공해화, ‘교체’에서 ‘재제조’로 길 넓힌다
[에너지신문] 노후 경유차의 저공해화 방식이 차량을 새로 교체하는 데만 머물지 않고 기존 차량의 엔진을 재제조해 연료와 배출가스를 동시에 바꾸는 방식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연리멘무브가 추진하는 ‘운행건설기계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저공해 천연가스 엔진 재제조 및 저공해 천연가스 믹서트럭 튜닝’ 사업은 폐차되는 CNG 시내버스에서 엔진을 회수해 재제조한 뒤 노후 경유 믹서트럭에 장착하는 방식이다.

▲2026년 7월 26일부터 11월 15일까지 실도로 내구시험 5만km를 대전 LCNG충전소에서 포항LCNG충전소까지 매일 520km를 2회 주행했다.
핵심은 차량을 폐차하거나 새 차로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차체를 활용하면서 엔진을 바꾸는 것이다.
경유에서 천연가스로 연료를 전환하고, 사용 후 엔진을 다시 활용한다는 점에서 저공해화와 자원순환을 결합한 모델이다.
◆ 10년 넘은 믹서트럭 4000여대 저공해화 과제
청연리멘무브의 계획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되는 믹서트럭은 약 2만 2000대이며, 이 가운데 10년 이상 노후된 약 4000대를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시급한 저공해화 대상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약 2만대의 경유 믹서트럭이 저공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대형 건설기계의 저공해화가 승용차나 소형 화물차와는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청연리멘무브에 따르면 대형 경유트럭의 전동화 과정에서 대용량 배터리와 급속충전소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수소내연기관 역시 연료비와 연료공급 불안성, 액화수소충전소 구축·운영 문제 등을 해결 과제로 제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차량을 활용해 엔진과 연료를 바꾸는 방식은 노후 대형차량의 저공해화 선택지를 넓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된다.
◆ 폐 CNG버스 엔진이 노후 경유차의 ‘심장’으로
이 사업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엔진을 새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폐차되는 CNG 시내버스의 엔진을 재제조한다는 점이다.
9년 운행 후 폐차되는 CNG 시내버스에서 회수한 코어엔진을 신품과 동급 수준으로 재제조하고, C6AF 340마력 엔진과 버스엔진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PTO를 믹서트럭에 장착한다.
또 2021년 ECU 프로그램과 관련 신규 부품을 적용하고, 다양한 연식과 제작사의 믹서트럭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조변경을 표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저공해화를 위해 차량 전체를 교체하는 방식과 달리 기존 차량의 활용도를 유지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엔진을 교체하는 접근이다.
특히 매년 약 2000대의 폐차 천연가스 시내버스에서 코어엔진을 확보할 수 있어 재제조에 필요한 핵심 엔진 확보 가능성은 이 사업의 주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시험 결과, NOx 91.87% 감소 PM은 0
이 사업 기술의 핵심은 실제 배출가스 저감 성능이다.
청연리멘무브의 ND-13 시험 결과를 보면 경유 대비 천연가스 전환 차량의 NOx는 7.951g/kWh에서 0.080g/kWh로 낮아졌다. NMHC는 0.189g/kWh에서 0.002g/kWh로 감소했으며 PM은 0으로 나타났다. 저감률은 NOx 91.87%, NMHC 98.94%, PM 100%다.
C6AF 340마력 엔진을 대상으로 한 별도 배출가스 검사에서도 NOx 배출량은 0.074g/kWh, PM은 0으로 측정됐다. 이는 한국기계연구원 시험보고서에 근거한 내용이다.
다만 이 수치는 제시된 동일한 시험조건에서 확인된 결과인 만큼 차량의 운행조건에서 동일한 저감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며, 해당 기술의 시험 성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 탄소감축 68%…‘운행’과 ‘제조’ 함께 보다
이 사업이 기존의 단순한 배출가스 저감사업과 다른 또 하나의 특징은 탄소감축을 운행단계와 제조단계로 나눠 접근한다는 점이다.
청연리멘무브 측은 연간 운행거리를 기준으로 10년 이상 노후한 D6CB 엔진 경유트럭을 C6AF 천연가스트럭으로 전환하면 연료전환 효과와 연비개선으로 차량의 탄소배출량이 약 68%의 탄소감축 효과가 발생한다고 제시했다.
경유 2005년 엔진을 천연가스 2021년식 엔진으로 교체함으로 연료전환과 연비개선으로 경유 차량은 약 45.85tCO2/년, 천연가스 전환 차량은 약 14.67tCO2/년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엔진을 신품으로 생산하지 않고 기존 엔진을 재제조함으로써 제조단계에서 발생하는 배출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운행단계와 제조단계에서 탄소감축을 함께 달성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경제성 확보가 보급 확대 관건
환경성만으로 노후 차량의 저공해화가 빠르게 확산되기는 어렵다. 실제 운송사업자가 개조에 참여하려면 운행비 절감 등 경제적 유인이 필요하다.
2026년 1월 기준 연료비 비교 자료에 따르면 CNG 믹서트럭의 km당 연료비는 419.93원, 경유 차량은 946.79원으로 산출됐다.
하루 100km, 연간 260일 운행을 전제로 할 경우 연간 연료비는 CNG가 약 1092만원, 경유가 약 2462만원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른 연간 연료비 절감액은 약 1370만원이다.
즉 차량 저공해화에 필요한 초기 개조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운행단계에서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청연리멘무브 측의 주장이다.
다만 실제 사업자의 경제성은 차량별 운행조건과 연료가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충전 인프라와 개조비용은 풀어야 할 과제
기술이 상용화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특히 충전 인프라 접근성이다. 2025년 12월 기준 레미콘 공장 955곳과 천연가스 충전소 간 거리를 분석한 결과, 5km 이내 공장은 84곳 4136대, 10km 이내는 149곳 5331대, 15km 이내는 141곳 3541대이다. 반면 충전소와 21km 이상 떨어진 공장도 480곳으로 전체의 31%에 달한다.
전국 약 200개소의 천연가스 충전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충전소 설치 민원 및 도입지연과 충전소설치 예산확보가 필요없어 보급 기반이 마련됐지만, 충전소와 실제 운행 현장 사이의 거리는 개별 차량의 운행 효율과 사업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개조비용 역시 중요하다. 예상단가는 정부 보조금 사업을 전제로 대당 4500만원 수준이 제시된다.
따라서 향후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 성능 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원사업과 충전 인프라, 개조비용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올해 5대 시범사업 실증 결과가 첫 관문
현재 계획의 첫 관문은 시범사업이다. 청연리멘무브 측은 올해 9~11월 5대의 믹서트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9~10월 튜닝과 운행을 진행하고 튜닝원가 산출, 재제조·튜닝 작업지침서 작성, 운행감시장치인 AI-dMRV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한다.
이후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최종사업자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시제품의 목표 성능은 경유차 400마력급 축동력 수준으로 확보하고, EURO-6d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다.
결국 시범사업에서 실제 건설현장에서 연료비, 연료변경 차량에 대한 적응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사업의 지속적인 보급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 ‘차량 교체’와 다른 저공해화 선택지
노후 경유 믹서트럭의 천연가스 엔진 재제조 방식은 전기·수소차와 경쟁하는 기술이라기보다 대형 경유차 저공해화 과정에서 선택 가능한 하나의 경로로 볼 수 있다.
특히 기존 차량을 활용하고 폐 CNG버스에서 나온 엔진을 재제조한다는 구조는 차량 교체와 폐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원 문제를 함께 고려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울러 엔진 재제조와 차량 튜닝에서 끝나지 않고 OBD 운행자료를 활용한 AI-dMRV 시스템으로 탄소감축 실적을 관리하고 탄소크레딧 거래까지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노후 경유차의 저공해화는 결국 ‘무엇으로 바꿀 것인가’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어떻게 비용을 낮추고 기존 자원을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번 사업은 그 해법 가운데 하나로 폐 CNG버스 엔진의 재제조→노후 경유 믹서트럭 튜닝→천연가스 전환→배출가스·탄소 저감→재제조 부품 활용으로 이어지는 순환형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사업의 성패를 가를 최종 기준은 실제 차량에서의 실증 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대 시범사업을 통해 기술성능과 경제성, 충전 인프라 활용성까지 검증하는 것이 향후 수천 대 규모의 보급으로 확대하기 위한 첫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