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사설] 전력 계통 규제 개혁 시급
[투데이에너지] AI 대전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서비스는 전력의 안정적·대규모 공급 없이는 지속 불가능하다. 국내 산업과 공공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력 고속도로’ 구축은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규제·시장 설계의 전면적 재설계를 요구한다. 지금의 전력계통과 규제 체계로는 급증하는 전력수요와 분산전원·저장장치의 유연한 연계를 감당하지 못한다.
우선 송·배전망 확충과 함께 고속 전력전송망(HVDC 등)과 지역간 연계 강화가 필요 하다. 이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AI 팜이 특정 지역에 집중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지역 전력압박을 완화하고, 재생에너지의 계통 흡수력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투자 회수 불확실성과 인허가 지연, 주민 수용성 문제는 사업 추진의 주요 걸림돌이다. 규제 당국은 전력망 확충을 공익적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한편 적정한 보상·지역 상생 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 한다.
둘째, 시장 설계의 혁신이 필요하다. 수요 반응(DR), VPP(가상발전소),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한 계통 보완 역량을 제대로 인정하고 보상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의 전력시장과 보조서비스 시장은 분산자원의 유연성을 충분히 가격화하지 못한다. 유연성에 대한 명확한 가격 신호는 민간의 투자 유인을 확충하고 계통 안정성을 비용효율적으로 확보하는 길이다.
셋째, 규제 패러다임을 ‘허용·관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신규 전력사업과 데이터센터 등 전력집약적 산업의 신속한 유치를 위해 규제 샌드박스와 패스트트랙을 확대하고, 표준화된 기술·안전 기준을 마련해 사업 착수기간을 단축해야 한다. 동시에 사이버·물리적 안전을 위한 감독체계는 강화하되, 사후 규제와 성과 기반 규제를 조합해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
넷째,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역 수용성 제고는 병행되어야 한다. 이격거리 완화, 주민 이익 공유 모델, 지역 전력요금 혜택 등 현실적인 인센티브가 없으면 그린 전환은 지역 갈등으로 퇴색할 위험이 크다. 특히 대규모 송전선로와 변전소 설치 과정에서 지역과의 협의를 법제화하고, 투명한 보상체계를 적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전략적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 차원의 전력중장기 로드맵을 재정립하고,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가 협력해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