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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청정에너지로 ‘청년이 돌아오는 강원’ 만들 것”
[에너지신문] 민선 9기 강원도정의 에너지 전략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청정 강원’이다. 풍력과 태양광, 수력, 수소 등 지역이 보유한 에너지 자원을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고, 이를 AI데이터센터와 기업 유치,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강원도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보급 규모를 7.8GW까지 확대하는 한편 접경지역과 동해안 등 권역별 여건을 활용한 에너지산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
Q. 민선 9기 동안 지역 여건에 맞춰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에너지정책의 목표와 방향은.
민선 9기 도정 방침을 ‘청정 강원’으로 정했다. 강원이 가진 가장 큰 자산 가운데 하나가 풍부한 청정에너지다.
햇빛과 바람, 물과 전력 등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권역별 친환경·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청정한 자연과 공존하는 강원형 미래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이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역경제의 새로운 도약 기반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청정에너지 정책도 지역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할 계획이다. 접경지역 등을 활용한 ‘청정에너지 고속도로’, 수자원을 중심으로 한 ‘물빛 에너지 호수벨트’ 등 권역별로 특화된 산업을 육성해 에너지 생산이 지역산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재생에너지 보급도 대폭 확대한다. 2025년 기준 약 3.8GW인 재생에너지 설비를 2030년까지 약 7.8GW로 늘릴 계획이다. 태양광은 현재 2.3GW 수준에서 2030년 4.3GW로 약 1.9배 확대하고, 육상풍력은 0.6GW에서 2.6GW로 약 4.3배 늘린다.
햇빛소득마을과 청정에너지 고속도로, 물빛 에너지 호수벨트, 태백 가덕산 3단계 풍력발전단지 등을 중심으로 보급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Q. 지역을 대표하는 ‘에너지 핵심 프로젝트’를 하나 꼽는다면 무엇이며,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강원만의 특별한 청정에너지와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결합한 ‘청정에너지 고속도로’를 꼽을 수 있다. 접경지역은 그동안 각종 규제와 제약을 감내해온 지역이다.
앞으로는 규제 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휴부지를 활용하고, 햇빛 울타리 등을 설치해 태양광 발전을 확대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새로운 에너지원과 소득원을 제공하고자 한다.
단순히 발전설비를 늘리는 사업에 머물지 않고 접경지역의 가치를 새롭게 바꾸는 의미도 담고 있다. 오랜 기간 ‘분단의 상징’으로 인식돼온 접경지역을 ‘평화의 자산’으로 전환하고, 평화가 실제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평화경제특구 지정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특구 지정에 따른 법인세·지방세 감면 등 행·재정적 혜택을 확보하고, 남북 교류의 핵심 거점이라는 상징성과 산업적 가능성도 함께 키워나갈 생각이다.”
Q. 에너지정책을 기업 유치, 지역기업 육성,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어떻게 연결할 계획인가.
‘청정 강원’이 의미하는 것은 강원의 강점인 햇빛과 바람, 풍부한 물과 전력 등을 단순한 에너지 자원으로 두지 않고 기업 유치와 새로운 산업 육성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청정에너지를 산업화하고 지역경제의 실질적인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AI데이터센터다. 강원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전력과 물, 부지를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를 유치하고,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가 지역 안에 머무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특히 부품과 자재 공급부터 건설, 전력, 통신, 유지관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도내 기업과 연계하고, 지역기업과 투자기업 간 매칭을 통해 동반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과의 협약 단계부터 지역인재 채용을 연계하고, 지역 대학의 교육과정도 기업 수요에 맞춰 혁신해 필요한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양성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청정에너지 산업 자체도 주민소득과 연결한다.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단지와 같은 주민참여형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청정에너지 고속도로와 물빛 에너지 호수벨트 등 민선 9기 핵심사업 역시 주민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해 도민이 체감하는 성장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Q. 강원에서 생산한 전력을 AI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직접 활용하기 위한 전략은.
AI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산업을 유치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강원도는 이를 위해 동해안 화력발전소와 AI데이터센터 사이에 전력직접공급(PPA)이 가능하도록 정부에 세부 규정 제정과 한시적인 특별법 개정 허용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전력직접공급이 가능해지면 강원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의 첨단산업에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와 지역 전기요금제 등 제도 개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강원은 국가 전력 공급에 크게 기여해온 대표적인 전력 생산지역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이 향후 지역별 전기요금제 등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Q. 지역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결국 핵심은 ‘청정 강원’이라는 방향과 연결된다. RE100 시대에 맞는 청정에너지를 기반으로 미래산업 전환을 추진하고, 강원 전역과 산업 전반에 청정에너지의 보급과 활용을 확대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현재 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AI데이터센터 역시 전력 확보와 함께 냉각수로 사용할 물을 어떻게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전력 가운데 청정에너지의 사용 비중을 높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량을 현재 3.8GW에서 2030년 7.8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물 사용 문제에도 적극 대응한다. 첨단 냉각기술을 고도화해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을 최소화하고, 전력과 용수 모두 환경 영향을 줄이는 방향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청정에너지 확대와 첨단기술을 결합해 환경피해를 최소화한 친환경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Q. 주민참여형 에너지사업과 이익공유, 에너지복지 등 에너지 전환의 혜택을 지역사회와 어떻게 공유할 계획인가.
강원도는 전국 최초로 주민참여형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면서 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한 이익을 지역과 공유하는 모델을 만들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단지다. 태백의 청정한 바람으로 생산한 전력의 수익을 지역주민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주민 투자에 대해서는 연 10~11% 수준의 고정수익을 20년간 지급하고 있다. 발전 수익을 단순히 투자수익으로만 배분하는 것도 아니다.
마을 상수도 공사와 같은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장학금 지급 등 지역의 미래를 위한 사업에도 활용하고 있으며, 인근 마을 69세대에는 매월 4만 5000원의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등 에너지복지에도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주민참여와 이익공유를 더욱 제도화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단순히 발전시설을 늘리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역주민이 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발전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강원특별법에 근거한 ‘강원특별자치도 재생에너지 발전지구 지정 및 개발이익 공유화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주도 육상풍력 등을 중심으로 입지 발굴부터 발전지구 지정, 사업자 선정까지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고 사업 초기부터 주민참여와 개발이익 공유방안을 사업구조에 반영할 방침이다. 주민투자와 주민펀드, 마을공동수익 등 지역 여건에 맞는 다양한 주민참여형 소득모델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생각이다.
Q. 삼척·동해 등에 구축 중인 수소산업 인프라를 기업 유치와 실증·사업화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은.
수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중요한 청정에너지 가운데 하나다. 강원도는 그동안 수소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련 인프라와 기반을 조성해왔다.
현재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와 액화수소 신뢰성평가센터, 수소 계량 신뢰성센터 등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시설을 활용해 밸브와 배관, 저장용기 등 액화수소 관련 제품의 검증과 기술개발, 시험평가가 필요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강원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한 뒤 사업화로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구축한 수소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개발 과제도 계속 발굴할 방침이다.
인프라와 지자체 지원, 지리적 이점 등을 바탕으로 강원에서 실증할 수 있는 연구개발 과제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 인력이 지역으로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올해 2월에는 해외 액화수소 도입을 위한 액화수소 인수기지 사업 실증지로 선정되는 성과도 있었다.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강원권역 5극3특 성장엔진에도 수소산업을 포함했다. 재정과 금융, 세제, 기술, 인재, 제도, 인프라 등 7대 정책지원 패키지를 통해 수소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Q. 풍력 등 강원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데이터센터와 RE100 기업 유치 등 새로운 산업수요와 어떻게 연결할 계획인가.
강원은 청정에너지 잠재력이 매우 풍부한 지역이다. 앞으로 RE100을 비롯해 청정에너지 사용에 대한 요구와 규제가 강화될수록 기업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청정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 중요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강원이 가진 에너지 자산은 기업 유치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강원은 백두대간 중심부를 보유하고 있어 육상풍력 발전 여건이 뛰어나다. 수력발전을 비롯해 전력 생산량도 많고 수자원도 풍부하다. 나무와 축산분뇨를 혼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바이오매스 기술과 태양광을 위한 햇빛 자원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수소까지 더해지면 다양한 형태의 청정에너지 공급 기반을 만들 수 있다.
그동안 강원에서 생산한 많은 전력이 수도권 발전을 위해 외부로 보내졌다면 앞으로는 이를 강원도 내 산업을 키우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AI데이터센터와 같은 첨단 대기업을 유치하는 핵심 자산이자 새로운 산업 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센터 입지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과 용수 여건을 모두 갖췄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러한 조건을 바탕으로 첨단 빅테크 기업 유치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동해의 GS그룹 외에도 강릉의 SK, 원주의 KT, 춘천의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강원에 관심을 갖고 접촉하고 있다.
Q. 민선 9기 임기 동안 에너지 분야에서 반드시 달성하고 싶은 구체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제가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청년이 돌아오는 강원’이다. 다른 어떤 성과보다도 청년인구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정에너지를 산업화하는 것도, AI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결국은 이러한 목표와 연결돼 있다.
강원이 가진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강원에서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다. 강원에서 키운 인재가 지역에서 취업하고 다시 지역에 머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대기업 유치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을 계획이다. 동해 AI데이터센터의 경우 직접투자 30조원, 최대 10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완공 이후 상주하는 2000~3000명의 인력 가운데 상당수를 강원 청년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협약 단계부터 연계할 계획이다.
기업 유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지역에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앵커사업 등을 중심으로 도내 대학과 협력하고 있다.
청정에너지와 첨단산업을 통해 기업을 유치하고, 그 기업이 지역 청년의 일자리를 만들며, 청년이 다시 강원에 정착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민선 9기에서 반드시 이루고 싶은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