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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025년 국가 온실가스 통계가 던지는 과제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2025년 우리나라의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잠정치 기준으로 6억 8571만 톤으로 집계되었고, 전년 대비 소폭(약 0.9%) 감소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1일 발표한 이 수치는 '감소'라는 단어만으로는 안심하기 어렵다. 일부 부문은 개선을 보였지만 전력·건물·냉매 등에서의 배출 증가와, 산림흡수량의 급감이 순배출을 제어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기후부에 따르면, 전력부문은 전년과 비슷한 발전량 속에서 원전 가동 일수 감소와 석탄발전 증가로 배출량은 소폭 증가(전력 배출 220.1→220.4 백만 톤)했다. 원전·가스 발전량은 줄고 재생에너지는 증가했으나 석탄 발전과 일부 유류 계열의 사용이 증가했다.
출처 기후부
재생에너지 발전량·설비는 증가(발전량 +8.5%, 설비용량 +11.6%)했으나, 전체 발전 믹스에서 석탄 비중이 다시 늘어난 점이 문제로 남는다.
산림 흡수량은 경북 산불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큰 폭 감소(흡수량 3103만 톤; 전년 대비 약 22.8% 감소), 이로 인해 순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장기 목표와 격차를 보면 2018년 대비 2025년 총배출량은 약 8400만 톤(11.4%) 감소했으나, 2030 NDC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로 1억 4900만 톤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2035 목표 달성 역시 2031~2035년 사이 대규모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
왜 감축 속도가 더디게 느껴지는가
첫째, 전력믹스의 교착이 한 요인이다. 원전의 정비·정지일수 증가로 원전 발전량이 줄어든 반면, 동일 선로에서의 석탄 발전이 늘어나 전력 부문의 배출 저감 효과가 약화되었다. 재생에너지가 증가했으나 부족분을 메우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둘째, 자연·재난 요인(산불)의 역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대형 산불로 인한 바이오매스 연소는 단기간에 대규모 배출을 유발하고, 산림 흡수능력을 약화시켜 순배출을 악화시킨다. 이는 기후·재난 리스크가 온실가스 통계에 즉시 반영되는 사례다 .
셋쩨. 냉매·건물 부문의 구조적 증가도 과제이다. 냉난방 수요 및 냉매 사용 증가로 해당 부문 배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전력 수요와의 연계에서 추가 배출을 만들어낸다 .
단기(1~3년) 전망은 원전 정비 일정, 기후 요인(산불 등), 발전 연료가격 변동에 따라 전력부문의 배출이 단기적으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 재생에너지 설비확충은 계속되겠으나 계통수용력·설비 가동률 문제로 배출저감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중기(3~10년) 전망은 정책적 의지와 투자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재생과 전력계통 보강, 원전·저탄소 발전의 안정적 운영, 수송·건물의 전력화·고효율화가 병행되면 NDC를 향한 경로가 도드라지게 개선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산림흡수량 변동성과 냉매 증가 등이 순배출을 다시 밀어올릴 위험이 있다.
전력부문, 삼축 전략 필요
전문가들과 온실가스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력부문은 '원전 안정운영·계통수용력 확보·석탄발전 대체 가속'의 삼축 전략이 필요하다. 원전 정비계획의 최적화로 가동률 회복을 도모하고, 재생 확대에 맞춘 송배전망·저장설비(ESS, LAES 등) 투자로 계통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석탄의 단기 대체를 위한 가스 전환·저탄소 연료 전환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산불 예방·초기진화 역량 강화, 산림 복구·재조림 속도 제고로 흡수원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 기후재난이 흡수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한 탄소예산 편성도 필요하다.
저탄소 냉매 전환, 고효율 냉난방기기 보급 확대 및 건물의 전력화(히트펌프)와 단열 개선을 정책적 인센티브로 묶어야 한다.
산업 공정의 전력화·전환기술(수소·전환연료) 도입, 수송의 전동화·연료전환을 위한 보조금·규제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NDC 달성용 정밀 감축 로드맵 재정립을
2030·2035 목표에 대한 부문별, 연도별 감축 로드맵을 재정립하고, 이를 뒷받침할 공적·민간 재원(녹색국채·전환금융 등) 동원 전략이 필요하다.
감축정책은 기술·재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주민 수용성 문제(예: 재생에너지 입지), 산업계의 전환비용 부담, 노동 전환 지원 등 사회적 측면을 고려한 통합 정책 패키지가 필수다. 또한 단기적인 산불·기상이변 대응능력 강화와 함께 장기적 흡수원 회복을 위한 제도(예: 산림관리 강화, 모니터링·검증체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
속도는 늦더라도 방향을 잃지 말아야
2025년 통계는 '총배출의 완만한 감소'라는 표면적 성과와 더불어 뚜렷한 경고를 함께 보여준다. 재생의 확산이라는 긍정적 흐름이 존재하지만, 원전·석탄의 변동, 산림 흡수력 약화, 특정 부문의 배출 증가는 정책의 빈틈을 드러낸다.
2030·2035 목표를 현실화하려면 전력믹스 전환의 가속, 산림복원과 재난 대응 강화, 냉난방·건물·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위한 재정·규제 패키지를 지금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 속도가 국가의 기후 신뢰성과 산업 경쟁력, 국민의 삶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