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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정동욱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 “원전 잘 짓는 한국, 세계 원전 이끌 인재 키운다”

에너지신문
2026-09-21

[에너지신문] 정동욱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 총장은 국내 원자력계를 대표하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쳐 온 정 총장은 그간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수립 총괄위원장,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개발사업 운영위원장 등 중요한 위치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쳐왔다.

본지는 정동욱 총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원자력 인재 양성의 산실인 KINGS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정동욱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
▲ 정동욱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

▶▶▶ 임기 3년 동안 우선 추진할 과제와 달성하고 싶은 성과는 무엇인가?

KINGS는 원전 도입국의 인력양성을 통해 세계 원전산업의 확대와 우리 원전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 15년간 우리 원전 기술을 바탕으로 교육 전문 대학으로 성장해 왔지만, SMR 등 기술 발전과 국내 산업인력 재교육에 대응하려면 연구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실무 연구와 논문 연구는 교육의 전문성과 현장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현재 협력 중인 해외 대학들과 교육뿐 아니라 공동연구를 추진하고자 한다. 체코 대학들에 개설한 원자력협력센터를 공동연구센터로 확대하고, 베트남 대학에도 같은 협력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베트남과의 협력은 원전 수출을 전제로 한다. 정치적 변수만 없다면 수출 가능성은 상당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 다른 원자력 교육기관과 차별화할 분야와 교육과정의 보완 과제는 무엇인가?

KINGS의 차별성은 이론과 실무를 결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다. 기업의 직무교육이 현장 지식을, 일반 대학이 배경 원리를 가르친다면 KINGS는 두 가지를 결합해 문제의 본질과 해법을 찾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연구를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분석하며 답을 검증하는 훈련이 중요한 이유다.

기술전문가를 넘어 산업계 리더를 키우기 위해 공학에 경영·정책·경제성·프로젝트 관리·국제협상 교육을 결합하고자 한다. 우선 기술 중심의 원자력산업학과와 경영·정책 중심의 에너지정책학과 교육을 융합할 계획이다.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어 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 생활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국 학생들과 유대를 쌓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제3국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은 세계 원전산업의 확대를 지원하고 국내 산업의 해외 진출을 도모한다는 설립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

▶▶▶ 원전 건설·계속운전·수출·SMR 개발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우려되는 인력 공백과 대응 방안은?

특정 분야보다 원전의 전 생애주기를 이해하고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할 고급 인력의 부족을 우려한다. 원전산업은 신규 건설과 계속운전뿐 아니라 해체, 사용후핵연료 관리, SMR과 차세대 원자로까지 동시에 확대될 것이다.

분야별 전문성과 함께 설계·운영·규제·사업관리 등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기술을 기반으로 다른 전문분야와 소통하며 판단하고 사업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KINGS는 기술·경영·정책 교육과 현장에 밀접한 논문 연구를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리더를 양성할 생각이다.

▶▶▶ 해외 졸업생 네트워크를 원전 도입국 인력양성과 국내 산업의 해외 진출에 연결할 방안은?

해외 졸업생들은 우리 원전산업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다. 케냐 원자력청장과 UAE 원전 운전 실장을 비롯해 이집트 원전사업에서도 동문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IAEA에도 5명이 근무한다. 앞으로 이들 동문은 더욱 성장할 것이다.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면 졸업 후에도 한국 원자력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커진다.

동문 DB를 주기적으로 현행화하고 국가·지역·기관별 동문 리더를 선임해 네트워크 관리를 정교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뉴스레터에 동문 코너를 마련하고 교직원의 해외출장 때 현지 동문과 만나도록 해 유대와 산업계 연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외국인 학생의 한국어·한국문화 교육도 졸업 후 지속적인 협력 기반을 다진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다.

▶▶▶ 체코 후속 사업과 신규 원전 도입국 진출을 위해 보완해야 할 약점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원전 설계·건설·운영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그러나 신규 도입국은 안전규제, 금융, 공급망, 현지 산업 육성, 인력양성, 기술이전과 국제협력도 요구한다. 이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체코에서도 교육과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KINGS는 원전사업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체코 학생을 교육하고 대학들과 교류했다. 원전을 잘 짓는 데 더해 안전하게 운영할 사람까지 함께 키워준다는 신뢰가 중요하다. 앞으로 규제·금융·인력양성·현지화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수출 역량을 보완해야 한다.

▶▶▶ 수출 대상국의 규제·정책·사업관리 인력 양성에서 KINGS의 역할은?

KINGS가 가장 잘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신규 도입국에는 설계 엔지니어 외에도 정책을 수립할 공무원, 독립적인 규제 전문가, 사업비와 일정을 관리할 프로젝트 관리자, 전력회사 경영진이 필요하다. 이들이 함께 성장해야 원전사업이 지속될 수 있다.

KINGS는 기술뿐 아니라 경영·정책·안전·규제·리더십·프로젝트 관리를 포괄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IAEA가 교육과정과 품질을 평가하는 INMA 인증을 국내 대학 최초이자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받는 등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 전력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원전·재생에너지 확대가 논의되고 있다. 12차 전기본에서 다시 짚어야 할 전제는?

전력수요 증가의 속도와 성격이다. 과거 인구·경제성장률·산업구조가 주요 변수였다면 지금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가 대규모 수요로 등장했다. 이들 산업에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하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전력수급 장기전망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2021년 수립한 탄소중립계획은 에너지 전기화 비율을 50%로 봤다. 에너지의 절반을 전기로 사용하고 이를 원자력·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전원으로 생산한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 전기화 비율은 20%대 초중반으로 추정된다. 화석연료 사용을 전기로 전환하는 수요가 막대하지만 11차 계획에서는 반영이 부족했다고 본다. 12차에서는 이를 충실히 반영하기 바란다.

공급 측면에서는 설비용량뿐 아니라 경제성과 안정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전체 시스템에서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필수 기저부하는 원전으로 대응하고 나머지는 재생에너지와 양수·배터리 등을 결합하는 전원 믹스를 생각할 수 있다.

▶▶▶ 원전 유연운전의 기술·경제적 가능성과 안전 조건, KINGS의 교육·연구 역할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다만 경제적으로 가장 싼 전원의 생산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고민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초과 생산을 수용하려고 원전 출력을 줄이는 것이 전체 전력 시스템의 경제성에 도움이 되는가의 문제다.

안전규제 측면에서는 운전 경험과 점진적 실증이 필요하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부하추종 운전 시간과 출력 변동 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KINGS는 원자로 이론·설계 과목에서 운전과 제어 개념을 교육하고 있다. 안전규제가 허용한다면 부하추종 운전에 AI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술과 규제 발전에 대비해 AI 활용 교육을 강화하고자 한다.

▶▶▶ 한국형 SMR의 강점과 위험 요인, 대형 원전과 다른 교육 수요는 무엇인가?

축적된 경수로 설계·건설·운영 경험이 강점이다. SMR은 건설 시공보다 제작·제조 기술에 더 좌우되는 만큼 우리나라의 원전 기기 제작 경쟁력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성공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제성이다.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형 원전보다 발전단가를 낮추기는 어렵지만, 사회와 시장이 받아들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 도입과 수출의 중요한 관건이다.

교육은 대형 원전과 크게 차별화할 이유는 없다. 다만 SMR은 경수로 외에도 가스냉각로·소듐냉각고속로 등 다양한 기술 배경을 갖고 있어 여러 노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으로 제도적 틀은 마련됐지만 시설 건설에는 지역 수용성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필요한 전문역량과 기술·정책·갈등관리 교육 방향은?

사용후핵연료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는 공학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안전한 저장·처분 기술과 함께 정책·규제·경제성·지역사회 소통을 장기간 다뤄야 한다. 원전산업이 전 생애주기로 확대될수록 이런 융복합형 인력의 중요성은 커질 것이다.

KINGS는 기술과 정책·안전·규제·리더십·프로젝트 관리를 포괄하는 교육 기반을 갖췄다. 여기에 실제 사례를 활용한 이해관계자 소통, 사회적 수용성, 갈등 조정 교육을 추가하면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소통과 갈등 조정은 산업계 리더의 중요한 소양이기도 하다.

▶▶▶ 원전 안전에서 AI와 사람의 역할을 어떻게 구분하고 교육에 반영할 계획인가?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찾거나 운전원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잘못된 데이터나 불완전한 가정으로도 그럴듯한 답을 내놓을 수 있어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안전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사람이 가져야 한다.

AI 결과를 직접 계산하거나 기존 해석코드와 비교하려면 원자력공학의 탄탄한 기초가 필요하다. AI를 잘 사용하려면 틀렸을 때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기초 교육은 AI 시대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교육에 AI를 적극 활용하되 이를 검증할 능력도 키우고자 한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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