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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손잡고 영농형태양광 ‘사업화 문턱’ 낮춘다

에너지신문
2026-09-21

[에너지신문] 태양광과 철강 분야를 대표하는 두 대기업이 손잡고 영농형태양광의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설비 공급을 넘어 전용 모듈과 하부 구조물을 함께 개발, 시공·유지보수·금융·전력판매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짧은 사업 허가기간과 표준화되지 않은 설비, 복잡한 사업 절차로 시범사업에 머물렀던 영농형태양광이 농가의 실질적인 수익사업으로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과 포스코는 지난 17일 국내 영농형태양광 활성화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각자의 역량을 바탕으로 영농형태양광 전용 모듈과 구조물을 하나의 패키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농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일조량과 농기계 작업 공간을 확보하면서 발전 효율과 구조적 안전성까지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개별 사업자가 모듈과 구조물, 시공사를 따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설계 불일치와 품질 편차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과 홍삼수 포스코  냉연도금마케팅실장.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과 홍삼수 포스코 냉연도금마케팅실장이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설비 표준화로 초기 비용과 사업 위험 낮춘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지 위에 일정한 높이와 간격으로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농사와 전력 생산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산지 훼손이나 별도의 대규모 부지 조성 없이 기존 농지를 활용할 수 있어 국토가 좁고 산지가 많은 국내 여건에 적합한 재생에너지 대안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실제 보급은 제한적이었다. 작물별로 필요한 햇빛의 양이 다르고 농기계 이동과 경작 편의성을 확보해야 해 일반 태양광보다 설계가 복잡하다. 구조물 높이가 높아지면 자재와 시공 비용이 늘고, 바람과 적설에 대한 안전성도 더욱 중요해진다. 사업자마다 제각각인 설계와 부품을 적용할 경우 유지보수와 성능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한화큐셀과 포스코의 협업은 이러한 기술적·경제적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충북 진천공장에서 생산하는 고효율 영농형태양광 전용 모듈을 공급하고, 포스코는 토양과 습기에 따른 부식에 강한 하부 구조물 자재를 제공한다. 농작물과 농지를 보호하면서 영농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구조물의 표준도 공동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모듈과 구조물을 초기 설계 단계부터 함께 최적화하면 불필요한 자재 사용과 재설계를 줄이고 시공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국산 기자재를 기반으로 공급망과 사후관리 체계를 확보한다는 점도 장기 운영이 필요한 농가에는 장점이다. 영농형태양광 설비의 규격화와 표준화가 이뤄질 경우 대량 조달에 따른 비용 절감과 금융기관의 사업성 평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발전소 건설 넘어 전력판매까지 연결

이번 협업은 기자재 공급에만 머물지 않는다. 양사는 향후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신토불이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금융과 기자재, 시공, 유지보수, 전력판매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영농형태양광에 참여하려는 농업인의 사업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업인이 발전사업을 추진하려면 자금 조달부터 인허가, 설계, 시공, 계통 연계, 전력 판매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관련 경험이 부족한 농가가 이를 개별적으로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대기업과 전문기업이 각 과정을 하나의 사업 구조로 묶으면 사업 준비 기간과 시행착오를 줄이고 책임 주체도 보다 분명하게 할 수 있다.

특히 한화큐셀은 발전소 준공 이후 재생에너지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의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을 중개하고 실시간 전력시장 입찰 참여도 지원할 예정이다. 전력 판매처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면 농가는 농산물 판매 외에 예측 가능한 발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단순히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에서 벗어나 생산된 전기의 수요처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기업 입장에서도 국내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진다. RE100과 탄소감축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구매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신규 발전 부지와 계통 접속 여건은 제약 요인으로 꼽혀왔다. 영농형태양광이 농업을 유지하면서 분산형 전원을 확대하는 모델로 자리 잡으면 농촌과 전력 수요기업이 수익과 재생에너지 조달 효과를 나눌 수 있다.

8년에서 23년으로…경제성 개선 계기

사업 여건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농지법 아래에서는 영농형태양광 설비를 통상 30년가량 사용할 수 있음에도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 기간이 8년으로 제한돼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설비 투자비를 회수하기 전에 철거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시범사업 이후의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지목됐다.

지난 6월 제정·공포된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 허가기간이 최장 23년으로 늘어나면서 장기 운영의 기반이 마련됐다. 발전 기간이 길어지면 초기 투자비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융 조달 조건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 한화큐셀과 포스코가 법 시행을 앞두고 통합 사업모델 구축에 나선 것도 제도 변화 이후 확대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영농형태양광의 가장 큰 기대효과는 농가 소득원의 다변화다. 농산물 가격 변동과 기후재해로 농업소득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력 판매 수익은 농가의 안정적인 부가소득이 될 수 있다. 토지 임대료만 받는 외부 사업자 중심의 태양광과 달리 농업인과 농협이 직접 사업에 참여하는 구조가 정착하면 발전 수익이 지역에 남는 효과도 기대된다.

모듈이 만드는 그늘이 폭염과 수분 증발을 줄여 일부 작물의 생육 환경을 개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작물별 적정 차광률과 수확량 변화가 다른 만큼 실증자료를 축적하고 지역과 품목에 맞는 설계를 적용해야 한다. 발전 수익만을 앞세워 실제 영농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거나 우량농지가 무분별하게 사업 부지로 활용되는 상황을 막을 관리 장치도 필요하다.

대기업 협업 성과, 농가 체감 수익으로 입증해야

두 회사의 협력은 국내 영농형태양광 시장에 신뢰도 높은 기자재와 장기 사후관리 체계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기업의 참여가 금융기관과 전력 수요기업의 신뢰를 높이고 관련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협업의 성과가 실제 농업인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고사양 기자재와 통합 서비스가 사업비 상승으로 이어지면 농가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발전 수익의 배분 기준과 유지보수 비용, 농작물 생산 감소에 대한 보완책, 설비 철거와 농지 복구 책임도 사전에 명확히 해야 한다. 지역 시공사와 기자재 기업이 얼라이언스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산업 생태계 조성의 성패를 가를 요소다.

영농형태양광이 확산하려면 발전량뿐 아니라 농업 생산성과 농가의 순수익을 함께 입증해야 한다. 한화큐셀의 태양광 사업 역량과 포스코의 소재 기술이 결합한 이번 협업은 기술 표준과 통합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모듈과 구조물의 국산화, 장기 운영, 안정적인 전력 판매가 실제 농가 소득으로 연결된다면 영농형태양광은 재생에너지 보급과 농촌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는 새로운 분산에너지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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