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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폐수지, 탄화해 굳혔더니...처분 기준 ‘충족’
[에너지신문] 원전에서 쓰고 남은 이온교환수지는 방사성물질을 걸러낸 뒤에도 처리가 까다롭다. 물을 흡수하면 부풀어 오르는 성질 때문에 시멘트로 굳혀도 균열이 생길 수 있어서다. 폐수지를 적게 넣으면 균열 위험은 줄지만, 처분해야 할 폐기물의 양과 비용이 늘어난다. 그동안 폐수지가 원전 안에 임시 보관돼 온 이유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폐수지를 먼저 탄화한 뒤 시멘트나 지오폴리머로 굳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폐수지를 가열해 부풀어 오르는 성질을 억제했다. 이렇게 처리한 폐수지를 고화체 전체 무게의 40%까지 넣어 시험한 결과,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주요 인수기준을 충족했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탄화처리된 폐이온교환수지의 사진. 왼쪽이 탄화처리 전, 오른쪽이 탄화처리 후 폐수지.
시험 항목에는 압축강도와 열순환, 침수, 침출 등이 포함됐다. 방사성물질이 물을 통해 빠져나올 가능성을 평가하는 침출시험에서도 시멘트와 지오폴리머 고화체 모두 기준을 넘었다. 세슘 침출지수는 각각 9.18과 10.41, 코발트 침출지수는 10.43과 13.77로, 인수기준인 6.0보다 높았다.
처분 부피를 억제한 점도 눈에 띈다. 연구팀에 따르면 결합재를 더해 고화체를 만든 뒤에도 최종 부피는 탄화 폐수지 자체보다 20% 이내로 증가했다. 폐수지를 안정적으로 굳히면서 처분해야 할 양이 크게 불어나는 문제를 줄일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이 기술을 방사성폐기물 관련 기업인 그린방사선에 이전했다. 계약 조건은 정액기술료 1억원과 매출액의 2%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방식이다. 그린방사선은 기술을 활용해 폐수지 고형화 처리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다만 폐수지의 성상과 방사성물질 구성은 발생 현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현장 적용성과 장기 처분 안정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연구팀도 향후 다양한 방사성폐기물을 대상으로 검증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