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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태양광 늘어난 고향길, 안전은 따라갔나
김원빈 기자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이번 추석 고향길에서 가장 눈에 띈 풍경은 산자락과 논밭 곁에 빼곡히 들어선 태양광 패널이었다. 신재생에너지를 담당하는 기자라는 이유로 친척들에게서 “태양광 하면 돈이 되느냐”는 질문도 여러 번 받았다. 지방 주민에게 태양광이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방증이다.
다만 반갑기만 한 풍경은 아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8~2026년 산지 태양광에서 발생한 사고는 128건에 이른다. 54일간 비가 이어진 2020년 한 해에만 토사유출이 22건 터졌다. 비가 오는 방식이 예전 같지 않은 지금, 경사진 산지에 놓인 설비는 더 이상 안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정부도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2018년 산지 태양광 허가 기준을 평균경사도 25도에서 15도로 낮췄다. 문제는 ‘평균’이라는 잣대다. 완만한 구간이 넓으면 가파른 구간이 섞여 있어도 평균은 기준 안에 들어온다. 2025년 한국지반신소재학회지에 실린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2018~2023년 산사태 현장을 분석했더니 평균 경사도는 11~15도로 모두 기준 이내였지만, 곳곳에는 28도에서 58도에 이르는 급사면이 있었다. 서류상으로 통과한 부지가 현장에서는 위험했던 셈이다.
이제 숫자보다 적용 방식을 손볼 때다. 구간별 최대 경사도를 함께 보는 보완책을 검토하고, 시공업계에는 배수시설과 사면 보강, 준공 후 점검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업계도 비용을 이유로 안전을 미루지 않았으면 한다. 사고 한번이 주민 신뢰를 흔들면 그 부담은 산업 전체가 진다.
태양광은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이자 에너지 전환의 한 축이다. 그 혜택이 이웃의 불안 위에 쌓여서는 곤란하다. 다음 명절에도 고향 산자락을 바라보며 마음 편히 덕담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