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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LNG 수요 ‘새 변수’ 될까
[에너지신문]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LNG기지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LNG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냉각에 활용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과 냉각에너지를 LNG 발전 및 LNG 냉열과 연계할 경우 LNG산업의 새로운 수요 모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전력수요 전망이 크게 상향되면서 데이터센터가 LNG산업에도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는 지난 8월 20일 전력수요 재전망 결과를 공개했다. 재전망 결과 2040년 최대전력수요 가운데 데이터센터 수요는 기존 전망보다 7.9GW 상향됐고, 첨단산업 수요도 20.6GW 늘었다. 2040년 연간 소비전력량은 847.3~885.1TWh로 전망됐다.

▲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LNG기지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LNG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냉각에 활용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 ‘LNG 냉열+데이터센터’ 가능할까
LNG 냉열과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방안은 이미 국내에서도 제시된 바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2021년 11월 KT와 ‘LNG 냉열 활용 사업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LNG 냉열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사업성 검토와 기술 안전성 검증, 국내외 사업 개발에 협력키로 했었다.
현재까지 사업화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가스공사가 데이터센터를 LNG 냉열의 주요 활용처로 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당시 가스공사는 데이터센터가 냉각에 사용 전력의 약 30%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영하 162℃의 LNG가 기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활용하면 냉방 소모전력을 연간 6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으며, 대형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경우 시간당 최대 약 12MWh의 전력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시 가스공사가 제시한 기대치지만, LNG 냉열과 데이터센터 연결 방안을 다시 검토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LNG 냉열은 LNG를 천연가스로 기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냉열을 대규모로 활용하려면 LNG기지와 가까운 곳에 수요처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냉열 공급배관과 열교환설비 등에 필요한 투자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신항, 20MW 데이터센터 추가…사업계획 변경 12차 전기본 재전망서 데이터센터 수요 7.9GW 상향◆ 인천신항, 기존 냉열사업에 20MW 데이터센터 추가
인천신항의 경우는 향후 LNG 냉열과 데이터센터의 결합 가능성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신항 콜드체인 클러스터는 한국가스공사 인천 LNG 인수기지에서 발생하는 영하 162℃의 초저온 냉열을 활용해 냉동·냉장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2018년부터 추진됐다.
당초 2021년 착공을 목표로 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자금조달 차질, 시행사 내부 지분 문제 등이 겹치면서 착공이 늦어졌다.
사업 지연으로 수익성 우려가 커지자 인천항만공사는 2025년 하반기부터 사업시행자인 (주)한국초저온인천과 콜드체인 클러스터 내 20MW급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사업 변경계획서가 제출됐고, 올해 2월 데이터센터 건립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이 변경됐다.
8월 확인된 변경계획에는 인천신항 배후부지 약 22만8000㎡ 규모의 콜드체인 클러스터 안에 약 2만7000㎡를 활용해 20MW급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 초저온 물류시설에 데이터센터를 추가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냉각에 기존 LNG 냉열 인프라를 활용하는 구조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 LNG기지의 초저온 냉열에너지와 기존 콜드체인 인프라 활용을 장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추가로 사업 추진에 곧바로 속도가 붙은 것은 아니다.
한국초저온인천은 시설 구축 자금조달 방안과 관련 법령·인허가 절차 등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착공 목표는 2027년 1분기로 조정됐으며, 준공 및 가동 목표도 당초 2029년에서 2030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규모는 약 5000억원이다.

▲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레퍼런스 디자인.
◆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LNG산업 ‘새 변수’
이번 인천신항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데이터센터가 냉각에너지 뿐만 아니라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4월 공개한 잠정 전망 이후 6월 메가프로젝트 추진계획 등의 새로운 여건을 반영했고, 8월 재전망에서는 데이터센터 부문의 2040년 최대전력수요를 기존 전망보다 7.9GW 상향 조정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국가 전력수급계획에서 실질적인 수요 변수로 등장했음을 보여준다.
향후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LNG 발전이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전원 가운데 하나로 활용될 경우 LNG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냉각에 LNG 냉열을 활용하면 하나의 LNG 인프라에서 두 가지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LNG 발전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고 LNG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등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해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전원을 활용해 대응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증가가 곧바로 LNG 수요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LNG업계에서는 LNG 발전과 LNG 냉열을 데이터센터와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술 안전성 검증과 사업성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 LNG 기지, 데이터센터 입지로 주목받을까
LNG기지를 단순한 LNG 저장·기화시설이 아니라 주변 산업에 전력과 냉열을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LNG기지 내부 또는 가까운 산업용지나 배후단지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경우 △LNG 공급 △LNG 발전 △냉열 공급 △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계획에 데이터센터를 추가한 것만으로 사업성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데이터센터 추가 이후에도 자금조달과 인허가 검토가 이어지고 착공 일정이 늦춰지고 있다는 점은 냉열사업과 데이터센터 결합이 기술적 가능성만으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LNG 냉열과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려면 실제 사업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냉각이 필요하지만 LNG 냉열은 LNG 기화량과 연계된다. 냉열 발생량과 데이터센터 냉각수요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부족하거나 남는 냉열을 어떻게 처리할지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현실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LNG기지 인근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냉열 활용 실증사업을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제 냉각전력 절감량과 냉열 공급비용, 배관 투자비, 데이터센터 운영비 절감 효과 등을 확인한 뒤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AI와 첨단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는 LNG산업에도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다만 전력수요 증가가 곧 LNG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발전원이 데이터센터 전력을 담당할지, LNG 발전의 경제성이 어느 정도 확보될지에 따라 LNG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다.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LNG 발전 가능성과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할 수 있는 LNG 냉열을 하나의 사업모델로 연결한다면 LNG는 단순한 발전연료를 넘어 전력과 냉각에너지를 함께 제공하는 에너지원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그 가능성을 현실의 사업모델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성과 경제성을 충분히 검증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