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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 원전’ 경제적 이익 극대화를
[투데이에너지] 한·미 양국이 원전 8기 건설에 합의한 것은 단순한 플랜트 수주를 넘어선 전략적 사건이다. 에너지 안보, 산업경쟁력, 외교·안보 협력, 탄소중립 달성 방안 등 복수의 정책 목표가 얽혀 있는 이 사안은 기회이자 무거운 책임을 동반한다.
정부와 산업계는 양국 합의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원전은 안정적 기저전력 확보라는 장점을 제공한다. 급변하는 전력수요와 전력망 불안정성 문제를 고려할 때 기저력 보강은 산업 경쟁력 유지와 국가 전력 안정성에 기여한다. 또한 대형 건설사업은 설계·시공·부품 공급 등에서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에 대규모 수주·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의 협력은 기술·공급망 연계, 공동연구·인력양성 등 장기적 산업적 유대 역시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장밋빛 성과만을 기대하기는 어렵 다. 원전 건설은 거대한 초기투자, 긴 공사기 간, 비용초과 위험, 안전·폐기물 문제 등 복합 리스크를 동반한다. 재정 책임의 분담 방식과 비용관리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면 부담(전기료 인상, 세금 투입 등)이 커질 수 있다. 설계 변동·공사 지연이 발생할 경우 사업비가 대폭 늘어나는 전형적 리스크도 현실적 위협이다. 따라서 재정투명성과 리스크 분담 메커니즘 수립은 합의 이행의 필수 조건이다.
기술이전과 국산화 수준은 경제적 이익의 실질적 척도다. 단순한 시공 참여에 그치면 일시적 수주 효과만 남고 장기적 기술 자립과 수출경쟁력은 확보되지 않는다. 핵심 설계권 확보, 핵심부품의 국산화 비율, 연구개 발(R&D)·인력양성 프로그램 포함 여부를 계약서에 명문화해야 한다. 특히 SMR(소형 모듈원전) 등 차세대 원전 기술 협력과 표준 화·인증 협의는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의 입지를 결정짓는 요소다.
외교·안보 차원의 파급력도 주목해야 한다. 한·미 협력은 전략적 동맹 관계를 심화 시키는 긍정적 신호다. 다만 핵물질·기술 이전과 비확산 의무, 수출통제 준수 문제는 양국이 공동으로 관리할 사안이다. 또한 이번 합의가 특정 지역·세력과의 관계에 미칠 외교적 파장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한·미 원전 8기 건설 합의는 대한민국에큰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그 성공은 계약서 서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낭만적 기대가 아니라 치밀한 계획과 책임 있는 집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