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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공사비 4배 ‘뻥튀기’...에너지공단 ‘묻지마 자금 추천’
[에너지신문] 전력산업기반기금이 태양광 불법 대출 사기에 300억원 넘게 유출된 가운데, 1차 검증 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이 공사비 4배 ‘뻥튀기’ 계약서조차 걸러내지 못하고 자금 추천을 남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전주·광주지검의 ‘태양광 정책자금 불법 대출 사기’ 공소장을 분석한 결과, 에너지공단의 총체적 관리감독 부실이 사태를 키운 핵심 원인으로 밝혀졌다.
피고인들은 실제 공사비보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부풀린 ‘업(UP)계약서’를 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 제출해 자금추천서를 발급받고, 이를 금융기관에 제출해 전력기금을 재원으로 한 정책자금을 불법 대출받았다.

▲허종식 국회의원.
검찰 공소장을 보면, 공단의 서류 검증 시스템이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의 핵심 수단인 업계약서의 진위나 공사비 적정성을 검증하지 않았던 것.
전주지검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실제 공사비가 4500만원에 불과한 공사를 1억 8000만원으로 4배나 부풀려 자금 추천을 신청했다. 공단은 이 허위 계약서를 그대로 승인하고 1억 5600만원의 자금추천서를 발급해줬다. 광주지검 사건에서도 실제 공사비 2억 5500만원을 3억 6000만원으로 부풀린 계약서가 여과없이 통과, 3억 1000만원의 자금추천서가 발급됐다.
허종식 의원은 “공단의 허술한 시스템이 시공업체가 대출 신청 과정을 직접 주도하는 구조적 허점을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광주지검 공소장의 10개 범죄사실을 보면, 시공사 직원들이 농업인·축산업자 등 발전사업자에게 “자부담금 없이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접근해 공인인증서를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공단 홈페이지에 발전사업자 대신 접속해 허위 서류를 제출했다. 이해관계자인 시공사가 기금 신청의 ‘선수’로 뛰었지만, 공단은 본인 확인 절차나 대리 신청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허 의원은 “공단의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며 “특정 업체에 비정상적인 추천이 몰리는 것을 걸러내는 최소한의 장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주지검 사건의 경우 A시공사 1곳이 3년간 무려 28회에 걸쳐 동일한 수법으로 총 53억원의 불법 대출을 실행했다. 광주지검 사건도 B시공사가 역시 10회에 걸쳐 28억원을 편취했다. 동일한 업체가 수십 차례 반복적으로 사기 대출을 신청하는 동안 공단은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추천서를 남발, 공적 기금 관리 기관으로서 역할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허종식 의원은 “수십억원의 혈세가 유출되는 동안 공단이 사실상 사기 행각의 ‘방아쇠’ 역할을 한 셈”이라며 “전력기금 집행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함께 시공업체의 대리 신청 금지, 적정 공사비 검증 시스템 도입 등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대출금 약 717억원 규모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