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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한국수자원공사 ‘수열에너지’ 보급 사업

투데이에너지
2026-10-19
[포커스] 한국수자원공사 ‘수열에너지’ 보급 사업

[투데이에너지 김병민 기자] 물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수력발전뿐만이 아니다. 물의 특성을 이용한 열에너지 활용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열에너지를 전국적으로 보급하는 사업으로 탈탄소 시대에 걸맞는 차세대 에너지원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수열에너지 보급 사업의 주요 내용과 전망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수열에너지 활용 원리/한국수자원공사 제공

물의 여러 특성 중 하나로 공기보다 높은 비열을 들 수 있다. 비열이란 어떤 물질 1kg(또는 1g)의 온도를 1℃(또는 1K)만큼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으로, 즉 물은 공기보다 온도를 올리기 어렵지만 반대로 열을 잘 뺏기지 않는다. 그래서 한여름 더위, 한겨울 추위에도 물의 온도는 대기 온도와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이러한 비열 특성을 활용한 에너지원을 일컬어 수열에너지라 한다.

우리나라는 계절별 강수량 편차가 심하고,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인당 가용 수자원 양이 적어 이른바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수자원의 저장을 위한 댐, 저수지, 보 등의 시설을 지난 과거부터 지금까지 구축했으며 도시에 물을 공급하고 배출하기 위한 상하수도 시설을 설치하면서 물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이 현재 수열에너지 활용의 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열에너지에 주목하며 관련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기본 원리를 살피면 하천수·댐용수 등을 열원으로 히트펌프를 통해 냉·온 열을 생산하고, 이를 건축물의 냉난방에 공급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이다. 사실상 일상에서 사용되는 에어컨과 비슷한 원리지만 물이 품은 열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관로에서 수열원을 공급해 열교환기에서 건축물 내 냉난방 순환수와 열을 교환시킨다. 교환된 열은 히트펌프로 온도를 조절하고, 계절별로 필요한 냉수와 온수가 건축물 냉난방을 돕는다. 에어컨에 꼭 필요한 실외기나 냉각탑의 설치를 줄일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을 향상할 수 있다. 한국수자원 공사는 외기를 활용하는 기존 냉난방 방식 대비 30~70%까지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랜드마크급 시설 보급 ‘경제적 이점’

한국수자원공사는 그간 수열에너지 보급 사업을 통해 주로 도심지에 자리 잡은 대형상업시설, 이른바 ‘랜드마크급 시설’에 보급을 진행했다.

지난 2014년 4월 준공된 서울 롯데 월드타워는 10.5MW 규모, 2025년 12월 준공된 한국종합무역센터는 24.6MW 규모다. 이미 준공된 건축물의 보급과 더불어 앞으로 진척될 건축 사업에 참여도 활발하다.

관광과 쇼핑 명소로 자리잡은 성수동의 복합시설 건축에도 수열에너지 사업이 추진된다.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조성되는 성수동 복합시설은 인근 일산광역상수도 원수 3만 톤/일을 활용해 해당 시설에 총 1800RT 규모의 수열에너지 공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에어컨 약 1800대(8평 규모 면적 24시간 냉방 기준)를 대체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져 있다.

서울 전시 및 비즈니스의 메카인 삼성역 인근 대규모 통합환승 공간에도 수열에너지가 보급될 전망이다. 서울특별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협약을 통해 일 평균 58만 명(예상)에 달하는 이용객이 드나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상, 지하 공간에 2030년부터 2049년 까지 20년간 1800RT 규모의 수열에너지를 공급해 건물 전체의 냉난방을 담당한다.

수열에너지는 건축물 규모가 클수록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고, 수열원과 수요처 간 거리가 가까울수록 경제성이 높다.

특히 수도권은 광역상수도 원수관로가 도심 곳곳에 구축되어 있고, 대규모 냉·난방 수요가 많은 대형 업무시설과 상업시설 등이 밀집해 있어 수열원 확보가 용이하고 관로 연결에 따른 초기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도입 시 효과가 크다.

반대로 지역의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은 수열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애로 사항이 클 수밖에 없다. 도시의 상수도, 관로에 부족하지 않은 댐·저수지·하천등 자연 수자원이 있음에도, 인프라 구축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며 취수시설, 수열관로 설치 등 초기 투자비 부담이 상당히 커진다.

댐의 경우 수질이나 수위 변동에도 안정적인 수열원 확보가 가능한 편이 지만, 우리나라 댐 시설 주변에는 수도 권처럼 대규모 인프라가 형성된 경우가 거의 없는 편이다. 저수지나 하천의 경우에는 댐보다 수량이 적어 계절에 따른 수위 변동이 급격하게 생길 수 있어 열수요를 충족 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열에너지 부문의 탈탄소화 촉진을 위해서는

기존 냉난방 설비 대비 수열에너지 효과분석 사례, 에너지 절감률/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초기 투자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부 보조금 지원제도 등 정책적 인센티브 마련이 필요하다.

첨단산업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아

수도권과 다른 지방의 여건에 규모의 경제 확보가 어려움이 있음에도 한국수자원공사는 첨단산업 발전에 수열에너지가 기여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가는 사업 또한 추진 중이다.

현재 수열에너지를 기반한 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으로 먼저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에서 ‘강원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스마트팜 시설 등이 입주할 예정인 클러스터는 소양강댐 심층수를 냉난방 용수로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냉각하고, 온도가 상승한 물은 스마트 팜으로 돌려 난방으로 활용한 후 춘천시에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 진행 중이다. 소양강댐 심층수는 연중 10도 이하의 낮은 수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냉각수로 활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충북도 및 지자체, 기관 등과 함께 ‘대청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조성도 단계적으로 준비 중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친환경 첨단산업 육성, 전력공급 기반 마련, 수열 및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를 비롯한 관계기관이 뭉쳐 협력체계를 갖췄다.

총사업비 약 352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인 대청댐 수열특화단지는 지난 6월 국토교통부 ‘투자선도지구’ 선정으로 인·허가 신속 처리 및 국비 지원·세제 감면 등 제도적 지원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사업 부지로 지정된 청주시 서원구 일원에 약 2만 RT(냉동톤)급의 수열이 공급될 예정이다.

제도 개선 시 활용도 증폭 전망

다만 아직 제도적 한계가 존재한다. 수열에너지 도입을 희망하는 건축물 인근에 광역상수도 원수관로나 하수 등 활용 가능한 수열원이 존재하더라도, 현행 법령상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는 수열원의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잠재된 에너지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기까지 걸림돌이 있다.

현행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제2조에는 법적 수열에너지 범위 개정안에 제시된 기존의 해수(海水)의 표층 및 하천수에서, ‘해수의 표층’, ‘하천수’, ‘하수’, ‘지하유출수’ 등 활용 가능한 물 등으로 범위를 변경한다면 수열에너지원의 활용 가능성도 보다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수자원의 에너지 활용 제약을 걷어내기 위한 밑작업으로 현재 한국수자원공사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력해 수열원 인정범위를 확대하고, 미활용 수자원의 에너지 활용, 전국 단위의 수열에너지 보급 확대 등을 촉진할 수 있도록 개선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한국수자원공사는 물에너지 분야 최대 공공기관으로서 정부 및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2030년까지 전국 28개소에 총 950MW 규모의 신규 수열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여 수열에너지 보급 확대와 국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 하남 지역에서는 공동주택에도 수열에너지를 공급하는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산업경쟁력의 강화 뿐만 아니라 국가 전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더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원별 건설비용 및 생산단가 비교/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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