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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석유공사, 재무구조 개선 자구책 ‘하베스트 매각’

▲ 석유공사 등 산업부 산하 공기관을 대상으로 질의하는 김종민 의원의 모습.
[에너지신문] 한국석유공사가 약 7조7000억원을 투입한 캐나다 하베스트를 9649억원에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지만 매각 목표 실현 가능성과 자본잠식 해소 효과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
하베스트 전체 자산에 대한 외부 가치평가 없이 장부가를 기준으로 매각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인수 이후 올해 6월까지 투입한 금액이 7조6964억원에 달하지만 회수액은 1116억원에 그쳐 목표액대로 매각하더라도 투입액의 약 8분의 1만 회수하는 수준에 머물게 되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은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석유공사의 2026~2030년 자구노력 목표가 총 1조711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29년 매각 완료 시점으로 잡은 하베스트 자산 매각으로 9649억원을, 나머지 1062억원은 경영효율화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12월 하베스트를 4조1676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주식 취득 비용 1조8739억원과 부채 인수액 2조2937억원으로 구성됐다.
이후 올해 6월까지 인수 비용을 포함해 하베스트에 투입한 금액은 총 7조6964억원에 이르지만 회수액은 1116억원으로 투입액의 약 1.5%에 불과하다.
석유공사는 2022~2024년 하베스트 자산 매각을 위한 재무구조 정비 등을 명목으로 2조972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하지만 2022~2025년 4년간 실제 매각 실적은 857억원에 그쳤다.
올해 3개 자산을 장부가보다 다소 높은 1889억원에 매각했지만 앞으로 회수해야 할 매각 목표액은 약 7760억원이다.
이는 지난 4년간의 매각 실적과 비교해 약 9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매각 목표의 적정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종민 의원은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전체 자산에 대한 외부 가치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채 장부가를 기준으로 매각 목표액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4년 전통자산 20개에 대한 외부 평가를 실시한 결과 자산 처분 비용이 자산가치를 약 900억원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평가상 정리 비용이 자산가치보다 큰 만큼 매각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장부가를 기준으로 설정한 매각 목표액이 실제 시장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과거 매각 실적을 고려할 경우 남은 목표액을 2029년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하베스트 매각이 계획대로 완료되더라도 석유공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공사의 지난해 말 부채는 21조9733억원으로 자산보다 2조5291억원 많아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석유공사의 재무전망에 따르면 하베스트 매각 완료 예정 연도인 2029년에도 자본잠식 규모는 전년보다 9183억원 확대되고 2030년에도 약 1조4000억원의 자본잠식이 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공사는 2028년부터 영업 등으로 벌어들이는 돈으로 이자 비용조차 모두 충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매각만으로는 부채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부가 지난 9월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 따라 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를 통합한 가칭 '한국에너지자원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정부는 2027년 상반기까지 통합 방안을 구체화한 뒤 관련 법률 개정과 부채 문제 해소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하베스트 매각 완료 시점은 통합 방안 마련 시점보다 늦은 2029년으로 매각이 지연되거나 목표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석유공사 재무 부담이 통합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김종민 의원은 “7조원 넘게 넣고 1116억원을 돌려받은 자산을 가치평가도 없이 장부가에 팔겠다는 것이 자구책의 90%”라며 “목표대로 팔아도 자본잠식이 해소되지 않는 계획을 재정개선 대책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통합 이후로 부담을 넘기지 않으려면 남은 자산의 실제 가치와 매각이 늦어질 경우의 상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