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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구조, ‘탈탄소→탈산업화’ 우려”

    송고일 : 2025-11-12

    [에너지신문] “그간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을 주도한 유럽이 에너지전환 과정의 위험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경고장이 됐다. 유럽의 사례를 교훈 삼아 우리나라의 탄소중립과 전력시장 개편이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민간발전협회와 한국자원경제학회가 12일 엘타워에서 개최한 ‘유럽 에너지 전환과정으로 본 한국 전력시장 개혁방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강조했다.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기에, 그만큼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급격한 탈탄소 정책을 추진한 유럽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구조로 인해 △전력가격 급등 △공급 불안 △산업 경쟁력 약화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미나 행사장 전경.
    ▲12일 엘타워에서 ‘유럽 에너지 전환과정으로 본 한국 전력시장 개혁방안’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독일은 높은 전기요금과 불안정한 전력공급으로 기업들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탈탄소’가 ‘탈산업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스페인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 과정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까지 겪으면서 유럽 전역에 걸쳐 전력공급의 안정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도 급격한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전력 안정성 저하와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가 있으므로 송배전망 투자 확대, 동기발전기 기동비용 및 보조서비스 비용의 합리적 보상, 전기요금 합리화, 산업부문의 전력 접근성 보장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ENTSO-E(유럽 송전시스템 운영자 네트워크)가 최근 발표한 ‘스페인정전 사실조사보고서(Factual Report)’를 인용, “지난 4월 발생한 스페인 정전 사태는 1차적으로는 계통운영자의 관리부실 책임이 있으나, 그 이면에는 태양광·풍력 등 인버터 기반 재생에너지 발전의 비중 확대가 유발한 전력 계통의 관성 부족 및 전압 불안 등 근원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 정전사태는 남부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출력 과다(당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70% 이상)로 송전망이 과전압 상태에 근접하자 인버터형 재생에너지 발전기들이 자체 보호시스템 작동으로 계통에서 연쇄 탈락(1분간 2.5GW)하면서 촉발됐다.

    무효전력(전력망을 안정시키는 힘) 지지 역량을 가진 LNG 발전 등 전통 동기발전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전압 붕괴 및 주파수 급락, 발전기 추가 탈락의 악순환을 막지 못하고 이베리아반도 전체의 광역정전 사태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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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우영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전 교수는 “유럽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로 LNG 발전 이용률은 하락하지만 전력계통 안정을 위한 백업자원으로서 LNG 발전용량 확보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우리나라도 계통안정을 위한 ‘용량시장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유럽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및 전력수급 불안에 대한 대응책으로 LNG발전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재생에너지의 높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LNG발전기들의 기동·정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박용기 영산대 교수는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자원의 합리적 보상방안’ 주제발표에서 “2019년 13.5TWh였던 태양광 발전량이 2023년 34.6TWh로 증가하는 동안 LNG 발전기들의 연간 기동횟수도 7380회에서 1만 4291회로 급증했다”며 “기동·정지 증가에 따른 직간접적 비용증가가 상당함에도 발전사들은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발전기의 기동방식별(열간·온간·냉간 기동) 기동비용 차이를 무시하고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열간기동 기준으로만 보상함으로써 실제 기동비용 대비 과소보상이 이뤄지는 등 불합리한 ‘기동비 보상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박 교수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유연성 자원의 적정 확보를 위해 하루 전 발전계획과 신뢰도 발전계획으로 이원화된 운영예비력 확보 기준을 통일하고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와 연계, 예비력 시장을 개설하는 등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는 ‘보조서비스’에 대한 보상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유럽 에너지 전환과정으로 본 한국 전력시장 개혁방안’ 세미나 패널토론 모습.
    ▲‘유럽 에너지 전환과정으로 본 한국 전력시장 개혁방안’ 세미나 패널토론 모습.

    패널토론 참석자들도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따른 LNG 발전의 총발전량 감소는 불가피한 추세이나,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유연성 자원으로서의 LNG 발전의 가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이서진 홍익대 교수는 “영국·미국 등에서는 보조서비스 시장 확대, 실시간 가격신호 강화 등을 통해 신규 유연성 자원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유연성 제공에 대한 보상체계가 미흡해 LNG 발전소 이용율 저하가 곧바로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시스템으로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유연성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명확히 반영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계통안정에 기여하는 자원이 경제적으로도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운호 민간발전협회 부회장은 “LNG 발전은 재생에너지와 경쟁하는 전원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불안을 보완, 재생에너지의 지속적 확대를 지원하는 ‘파트너 전원’”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LNG 발전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보완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동비용과 보조서비스에 대한 합리적 보상체계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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