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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에너지 발전사업, 장기적 전략으로 접근해야
전재은 사무총장
[투데이에너지]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과 함께 대표적 환경 정책 전문가인 김성환 장관이 취임하면서 국내 발전시장의 판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이후 탈원전·탈석탄의 대안적 온실 가스 감축정책으로 추진되던 ‘암모니아-석탄 혼소발전’은 지난 10월 29일 국정감사에서 장관이 폐지를 공식 발표하며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 다. 이어 11월 17일에는 두 번째 혼소전력구매 경쟁입찰 자체도 전면 취소시켜 버렸다. 최근 수년간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정책이 이처럼 급격히 방향을 바꾸어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과 재무적 손실을 안겨 주었다.
국내 발전량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는 원전과 석탄발전을 단기간에 축소할 경우 전력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의 대안으로 정부는 해외에서 암모니아를 수입해 석탄과 혼소 함으로써 기존 석탄발전소의 수명을 늘리고 청정 발전량을 보완하려는 구상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정책 폐지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암모니아 혼소는 CO₂ 배출 저감에 일부 효과가 있지만 여전히 상당한 양의 CO₂와 인체에 유해한 NOx(질소산화물)가 배출된다. 더구나 수입 암모니아의 높은 생산비와 물류비까지 고려 하면 발전단가는 일반 석탄발전의 약 4배 (470~490원/kWh)에 달해 국가 산업 경쟁력을 크게 저해한다. 혹자는 정부 보조금으로 해결할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그 재원은 국민 세금이다. 만약 잔여 CO₂ 포집 설비에 더해 암모니아 독성물질 처리시설까지 추가 설치한다면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경제성과 환경성 모두에서 전혀 설득력이 없는 정책을 왜 그동안 계속 밀어붙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에너지사업은 설계부터 인허가, 상업 운전까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다. 태양광·풍력처럼 상대적으로 공기가 짧은 사업도 송전망 포화로 인해 평균 5년 이상이 걸리며, 대규모 발전 플랜 트는 통상 10년을 바라봐야 한다. 이 기간에 대통령은 두 차례, 장관은 서너 차례 바뀌고, 담당 공무원은 1~2년 사이로 교체된다. 그런데 기업의 수장들이 임기도 짧은 이들의(그때마다 정권 입맛에 맞춘) 단기 정책 방향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 식의 경영 판단은 시장 변화(정치 변화)가 생기는 순간 수백억, 수천억의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현대 정주영 회장의 조선·자동차, 포스코 박태준 회장의 제철·화학 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단기 정권의 정책 흐름이 아니라 산업의 ‘큰 흐름’을 읽고 긴 안목과 뚝심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에너지산업은 이와 같은 성격의 긴 사이클을 가진 사업이기에 2~3년짜리 경영진이나 1~2년짜리 고위 공무원들이 정권 눈치 보기 정책에 치중해 기업과 국가의 성장동력을 훼손하는 관행을 막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 국토는 협소하며, 재생에너지 설비를 아무리 많이 깔아도 AI·데이터센터 증가 등으로 폭증하는 전력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 더구나 태양광·풍력은 평균 가동률이 기존 화력의 1/3 수준에 그치고, 생산 전력을 실어 나를 송전망도 전국이 이미 거의 포화 상태다.
더욱이 재생에너지 중심 체계는 출력 변동성이 너무 커 대규모 정전을 방지하려면 곳곳에 막대한 비용의 돌리지도 않는 대규모 백업발전소를 확보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대규모 보조금이 불가피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러한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제적 환경 약속은 중요하지 만, 무엇보다 자국의 전력 수급 여건과 산업 구조를 고려한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
에너지산업은 긴 호흡의 사업이다. 우리 기업과 정부가 단기적 정책 흐름이 아니라 산업의 본질적 미래를 바라보며 국가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장기적 전략을 빨리 세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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