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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기획] 2026년 예산으로 보는 신재생·수소·LNG

    송고일 : 2026-01-02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 중점 투자방향/기후부 제공

    [투데이에너지 신일영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가 2026년도 예산 및 기금 총지출 규모를 19조 1662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 17조 4351억원 대비 9.9% 증가한 수준으로,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안보다 379억 원이 증액됐다.

    이 중 재생에너지 예산은 지난해 약 8973억 원에서 약 1조 2703억 원으로 42%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부처 기준으로도 상당한 증가 폭이다. 정부는 이번 예산을 통해 탈탄소 녹색문명 전환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체계 대전환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예산안은 지난 10월 부처 출범 후 첫 번째라는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향후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예측해 볼 수 있는 가늠자라는 의미도 내포돼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이번 예산은 에너지 전환이 더 이상 선언적 목표가 아니라, 실제 정책과 재정으로 작동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예산안 증액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정책 방향은 단순히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 생활과 산업 전반에 에너지 전환을 정착시키겠다는 정부 의지다. 실제로 국회 심의과정에서 증액된 사업들은 대부분 재생에너지 보급과 주민 체감형 정책에 집중된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예산에서 햇빛소득마을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지원에는 975억원이 추가 반영됐고, 학교·전통시장·산업단지 태양광 확대를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지원 예산도 118억이 증가했다. 난방 전기화 사업 역시 55억원이 증액되며 에너지 전환의 범위를 생활 영역까지 넓혔다는 평가다.

    반면 가파도 ‘RE100 마을 조성 사업’은 추진 방식을 단년도에서 2개년으로 조정하면서 140억 원이 감액됐다. 이는 사업 축소라기보다, 실효성을 고려한 속도 조절로 해석된다.

    국민 체감 탈탄소 정책에 초점

    2026년 예산의 또 다른 특징은 ‘국민이 체감하는 탈탄소 정책’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수송부문에서는 전기·수소차 전 차종의 구매보조금 단가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전기차 전환지원금을 새로 도입해 탈탄소 전환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전기·수소버스 구매 융자, 충전 인프라 펀드, 전기차 안심보험 신설 등은 탈탄소 정책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장과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생에너지 정책은 2026년을 기점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전력 시스템 구축에 본격 나선다. △RE100 산업단지 △햇빛·바람 소득 모델 △영농형 태양광 △해상풍력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은 전년 대비 약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예산은 6480억원으로, 민간투자를 끌어들이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분산전원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차세대 전력망 구축도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산전력망 산업 육성 사업이 새로 도입됐고, 주민 참여형 ESS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솔라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하며, 지역 단위 에너지 생산·소비 체계 전환을 뒷받침한다.

    전력망 인프라 투자도 강화됐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조기구축을 위한 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개발 예산이 확대 편성됐고, 농공단지와 대학 캠퍼스에는 AI 기반 차세대 전력망 실증 사업이 추진된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전력망 병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정책적 판단이다.

    건물과 난방 부문에서도 전기화를 통한 탈탄소 전환이 본격화된다. 가정과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히트펌프 설치지원이 확대되고, 난방 전기화와 전력 효율 향상을 위한 신규 사업이 예산에 반영됐다. 에너지 전환을 산업 중심에서 생활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흐름이 뚜렷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부처 출범 이후 첫 예산은 탈탄소 녹색문명 전환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체계 대전환, 기후위기 시대 안전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편성됐다”며 “국민이 재정사업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차질 없는 집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년 기후에너지환경부 예산은 단순한 숫자의 증가가 아니다. 재생에너지는 체계로, 탈탄소는 생활로 끌어내리겠다는 정부의 전략이 구체적인 정책과 사업으로 구현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이제 방향의 문제가 아니라, 실행의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태양광, “보급 확대보다 지속가능성에 중점”

    2026년 에너지 예산에서 태양광은 더 이상 ‘설치량 확대’의 상징이 아닌 것으로 읽혀진다. 정부는 태양광을 통해 에너지 전환이 실제 생활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많이 짓는 것보다, 오래 작동하는 체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는 해석을 낳게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6년 예산에서 태양광 관련 재정은 금융 지원과 분산형 전원 확대에 집중됐다.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예산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태양광 확산의 주도권을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기겠다는 신호다. 직접 보조보다는 융자와 금융을 통해 사업성을 높이고, 민간투자를 끌어들이는 구조가 본격화되고 있다.

    태양광의 공간도 달라지고 있다. 학교, 전통시장, 산업단지 등 일상과 밀접한 장소들이 새로운 입지로 떠올랐다. 이는 태양광을 대규모 발전 단지가 아닌 생활 기반 인프라로 정착시키겠다는 정책적 의지로 읽힌다. 햇빛소득마을과 같은 주민 참여형 모델은 태양광이 지역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지역 소득과 자립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예산이 확대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태양광은 낮에 생산된 전기를 어떻게 저장하고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ESS 확대는 태양광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변동성을 줄이고, 전력 자립률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다. 태양광이 ‘보조 전원’에서 ‘주력 전원’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2026년 예산에 담겼다.

    2026년 태양광 예산은 단기 성과보다 구조를 중시한다. 태양광은 이제 설비 산업이 아니라, 금융·운영·지역 참여가 결합된 종합 에너지 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풍력,“태양광 보완, 안정적 전력 생산”

    풍력, 특히 해상풍력은 2026년 예산에서 가장 전략적인 재생에너지원으로 떠올랐다. 태양광이 생활과 분산을 키워드로 삼았다면, 풍력은 규모와 시스템을 담당하는 축이다. 정부는 예산을 통해 해상풍력을 ‘미래의 가능성’이 아닌 ‘현실의 전원’으로 실생활에 더 밀착된 자원으로 끌어올림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재생에너지 예산 구조를 보면, 풍력은 발전 설비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에 초점이 맞춰졌다. 해상 변전소, 송전망 연계, 전력 계통 보강은 풍력 확대의 전제 조건이다. 서해안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개발과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은 대규모 해상풍력을 염두에 둔 투자다.

    정부가 해상풍력에 힘을 싣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위 설비당 발전량이 크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상풍력은 조선·해양·기계 산업과 연결되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2026년 예산은 풍력을 단순한 발전원이 아닌, 복합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신호다.

    풍력 정책의 또 다른 키워드는 수용성과 속도다. 그동안 해상풍력은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문제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정부는 계통과 인프라 예산을 선제적으로 투입함으로써, 프로젝트 지연의 구조적 원인을 줄이려 하고 있다. 2026년은 해상풍력이 계획 단계에서 실제 착공과 연계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풍력은 태양광이 채우지 못하는 영역을 보완한다. 밤과 겨울에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풍력은 재생에너지 전력 시스템의 균형추다. 2026년 예산은 이 균형을 제도와 인프라로 구현하려는 시도다.

    수소, “천천히, 그러나 철저한 실증”

    수소 예산을 보면, 2026년 정부의 속도 조절이 읽힌다. 태양광과 풍력이 확장 국면에 들어선 반면, 수소는 여전히 준비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는 정책의 후퇴라기보다 현실을 반영한 선택에 가깝다.

    2026년 수소 관련 예산의 핵심은 대규모 보급이 아니라 실증과 기반 구축이다. 그린수소 생산 기술, 저장과 운송, 수소 모빌리티 인프라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전기·수소차 구매 융자와 충전 인프라 펀드 신설은 수소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실의 선택지’로 만들기 위한 장치다.

    정부는 수소가 가진 구조적 한계를 숨기지 않는다. 높은 생산 비용, 제한적인 수요,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보급 확대는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이 예산에 반영됐다.

    2026년은 수소 산업에 있어 시험의 해에 가깝다. 실증사업의 성과가 향후 정책 방향을 좌우하게 된다. 그린수소 생산 단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저장과 운송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상용화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예산을 통해 ‘가능성을 증명하라’는 메시지를 수소 산업에 던지고 있다.

    수소는 여전히 탄소중립의 핵심 퍼즐이다. 다만 2026년 예산은 수소가 당장의 주연이 아니라, 다음 장을 준비하는 조연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LNG, “보완재 역할 속 필수 에너지원 자리매김”

    2026년 예산에서 LNG는 가장 조용한 에너지원이다. 눈에 띄는 증액도, 대대적인 정책 발표도 없다. 그러나 이는 LNG의 퇴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는 LNG를 에너지 전환기의 ‘관리 대상’으로 명확히 위치시키고 있다.

    LNG는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을 흡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태양광과 풍력의 출력이 흔들릴 때, 전력 시스템을 지탱하는 완충재가 바로 LNG다. 정부가 LNG를 성장 산업으로 키우기보다 수급 안정과 제도운영에 집중하는 이유다.

    2026년 예산에서 LNG 관련 직접 지원은 제한적이지만, 관세·수급 정책과 비상 대응 체계는 유지된다. 이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LNG의 전략적 가치를 여전히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LNG 축소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두 에너지원의 역할을 분리해 관리하겠다는 접근이다.

    다만 LNG 산업 역시 변화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수요가 정체되거나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예산은 LNG 산업에 ‘안정은 보장하지만, 미래는 스스로 준비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왼쪽)신안군 주민들이 햇빛연금 300억원 돌파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오른쪽) 신안군 주민들이 햇빛연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 모습./신안군 제공

    햇빛과 바람을 연금으로… 소득·인구 증가 ‘일석이조’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연금(햇빛·바람연금)’ 제도가 지역 상생형 에너지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햇빛과 바람을 지역의 공공 자산으로 보고, 발전 이익을 주민에게 환원해 재생에너지 수용성과 지역경제를 동시에 살리겠다는 취지다.

    햇빛연금은 주민이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에 소액으로 참여한 뒤, 태양광·풍력 발전 수익 일부를 배당받는 구조다. 배당금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돼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고, 에너지 수익이 지역경제로 환류되도록 설계됐다.

    전남 신안군은 전국 최초로 햇빛연금을 도입한 대표 사례다. 2025년 10월 기준 누적 수익은 300억 원을 넘어섰으며, 연금 수령을 위한 전입 증가로 인구 감소 흐름도 반전됐다. 신안군은 2023년 이후 2년 연속 인구 증가세를 기록했고, 2025년 9월 기준 710명의 순증 효과를 거뒀다.

    이 제도는 발전소 건립 과정에서의 주민 반발을 완화하고, 재생에너지를 지역 소득 기반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발전 수익에 의존하는 만큼 전력도매가격(SMP) 변동 등에 따른 수익 불안정성은 과제로 남아 있다.

    신안군은 2030년 해상풍력 단지 완공 시 모든 군민에게 연간 600만 원 수준의 기본소득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햇빛연금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방소멸 대응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 모델로 확산될 지 주목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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