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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보일러 보증 3년, '첫날'은 누가 정하나

    송고일 : 2026-02-13

    국내 대표 보일러 제조사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신축 아파트 보일러의 무상보증 시작 시점을 두고 법적 기준과 소비자 인식 사이의 간극이 현실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통계업체에 따르면 분양부터 입주까지 평균 29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준공 후에도 일정 기간의 공실 기간이 발생하면서 일부 입주자는 보일러를 사용하기도 전에 법적 보증 기간 일부가 소진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IT 기술을 활용한 실사용 시점 확인과 관리형 서비스 확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문가들은 제도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주택법 제46조, 보증 기산점은 '사용검사일’

    신축 아파트 보일러의 무상보증은 통상 건물의 사용 승인(준공)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주택법 제46조 제1항은 "사업주체는 공동주택의 사용검사일(주택단지 안의 공동주택 전부에 대하여 임시 사용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그 임시 사용승인일) 또는 건축법 제22조에 따른 공동주택의 사용승인일부터 공동주택의 내력구조부별 및 시설공사별로 10년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담보책임기간에 공사상 잘못으로 인한 균열·침하·파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하자가 발생한 경우 이를 보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공사는 준공 시점에 지자체나 입주자대표회의에 '하자보수이행증권'을 제출하며, 이 증권의 효력 발생일이 곧 법적 하자담보책임의 시작점이 된다. 일반적으로 보일러 제조사와 건설사 간의 B2B 공급 계약도 이 시점을 기준으로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준공 후 입주까지의 '보증 공백' 구조

    문제는 준공일과 실제 입주일 사이의 시차에서 발생한다.

    부동산 통계업체 부동산R114가 2024년 입주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분양부터 입주까지 평균 29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수년간의 평균 대비 증가한 수치다.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준공(사용검사) 이후 입주자에게 입주지정기간을 통보하는데, 이 사이에 일정 기간의 간격이 발생할 수 있다. 미분양 물량이 많거나 입주자 개인 사정으로 입주가 지연되는 경우 이 기간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아파트가 2월에 준공됐고 하자보수이행증권상 보증 기간이 그날부터 시작된다면, 입주지정기간이 수개월 후로 설정되거나 입주자가 그보다 늦게 입주할 경우, 보일러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법적으로는 일정 기간의 보증 기간이 경과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법적 기준과 소비자 기대 사이의 괴리를 만들어낸다고 보고 있다.

    IT 기술로 '실사용 시점' 파악 가능성 검토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일러 업계에서는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홈네트워크 연동 및 데이터 수집 시스템 등을 통해 실사용 시점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 보일러의 경우 첫 가동 시점, 누적 사용 시간 등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기술적으로는 보일러 최초 가동 시점을 기준으로 보증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를 실제 보증 정책에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현장 여건이나 법적 책임 소재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관리형 서비스'로 실질적 보장 수준 높이는 방안도 논의

    보증의 시작점을 둘러싼 논쟁과는 별도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보증의 실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향도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기 점검이 결합된 '관리형 서비스'를 확대해 기산점 차이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보증 기간의 시작점이나 길이보다는, 정기적인 점검과 예방 정비를 통해 고장 자체를 줄이고 제품 수명을 연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접근이다.

    여기에 연 1~2회 정기 점검 서비스를 결합하면 단순히 고장 시 무상 수리를 넘어 '지속적으로 관리받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보일러를 단순한 '건축 설비'에서 '관리받는 솔루션'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서비스 패러다임의 변화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서비스 확대는 제조사 입장에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제품 가격 인상이나 유료 서비스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정기 점검을 포함한 유료 관리 서비스 상품을 출시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 "제도적 가이드라인 선행 필요" 제언

    전문가들은 현재 개별 기업의 자발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부 차원의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건설 및 주거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준공 후 입주까지의 공백이 일정 기간을 초과할 경우 보증 기간을 유연하게 조정하거나, 실사용 시점을 증빙하는 절차를 표준화하는 등의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도 하자담보책임 제도가 건축물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만, 보일러처럼 사용 여부가 명확히 구분되는 설비는 별도의 기준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공통의 규칙이 마련된다면, 기업들은 보유한 역량을 바탕으로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 중심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계에서는 "보일러가 지능형 가전으로 진화함에 따라 서비스 기준 역시 고도화되는 과정에 있다"며 "정부가 보증 공백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각자의 서비스 모델을 경쟁시킬 때 국내 보일러 산업의 서비스 신뢰도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용어 설명

    ㆍ하자보수이행증권=주택법 제46조 제2항에 따라 사업주체(시공사)가 하자보수 의무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발급하는 증권. 준공 시점에 지자체 또는 입주자대표회의에 제출하며, 시공사가 하자보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보수비용을 지급한다.

    ㆍ사용검사일=건축법 제22조에 따라 건축물이 완공되어 사용 가능함을 지자체가 확인하는 날. 일반적으로 '준공일'로 통칭되며, 주택법상 하자담보책임의 기산점이 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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