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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트펌프, 전력계통과 분산특구 잇는 핵심 자원으로 부상한다

    송고일 : 2026-02-26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기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사진 히트펌프).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는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비즈센터에서 재생에너지 100GW 시대를 위한 '전력계통 혁신대책 전담반(TF)' 출범 회의를 개최하고 전력망 제도·운영·건설 전 분야의 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올해 상반기 중 종합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TF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수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전력거래소·외부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 중 산업 기자재 업계가 주목하는 핵심 키워드는 '전력망 비증설 대안(NWAs)'이다. 신규 송전선로를 새로 깔지 않고도 재생에너지 수용력을 높이는 이 개념의 중심에, 히트펌프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의 전력 직거래(PPA)와 맞물리며 산업용 공조 전기화의 핵심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력망 안 짓고 재생에너지 수용

    신규 송전선로는 건설에 수년이 소요된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를 계통에 수용하려면 물리적 망 증설만으로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재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망정책관은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확충은 탄소중립과 첨단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정부의 핵심과제"라며 "전력계통 혁신제도를 신속하게 마련해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NWAs(Non-Wire-Alternatives)는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비전통적 솔루션을 통해 송배전망 증설을 지연하거나 회피하는 전력망 투자 방식으로, 이번 TF 운영 분야의 핵심 과제로 명시됐다. 히트펌프가 NWAs로 주목받는 이유는 수요반응(DR) 자원으로서의 특성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이 발생하는 시간대에 히트펌프를 집중 가동해 전기를 열에너지로 변환·저장하고, 전력 피크 시간대에는 가동을 줄여 계통 부하를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전력을 소비하면서 동시에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는 '유연한 수요 자원'인 셈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역시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에서 '전력수요관리형 히트펌프'를 비전기식 냉방시설 설비에 포함해 전력계통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가 가스보다 저렴해지는 조건' 현실화

    전국 7개 분산에너지 특구(경기 의왕·부산·전남 해남영암·제주·경북 포항·울산 미포·충남 서산)가 최종 확정된 가운데,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서는 지난 2월 13일 SK멀티유틸리티(SKMU)의 300MW급 LNG·LPG 열병합 발전소가 상업 가동을 시작하며 분산특구 내 첫 민간 전력 직거래가 현실화됐다.

    산업용 열원 선택의 핵심 변수는 연료비다. 현행 도시가스 요금은 국제 LNG 가격과 환율에 직접 연동돼 변동성이 크다. 반면 분산특구 내 직거래 전력은 장기 계약을 통해 단가 고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에너지 비용 예측 가능성이 높다. 대형 히트펌프는 투입 전력 대비 3~5배 수준의 열에너지를 생산(COP 기준)할 수 있어, 직거래 전력 단가가 충분히 낮게 형성될 경우 가스보일러 대비 구조적 운영비 우위가 발생하는 조건이 성립한다. 이 임계 단가가 어느 수준인지, 그리고 분산특구 계약이 그 조건을 충족하는지가 업계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AI 데이터센터 폐열, 대형 히트펌프의 '신시장’

    울산시는 분산특구 지정과 SKMU 발전소 직거래를 발판 삼아 100MW급 AI 데이터센터(AIDC)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는 필연적으로 막대한 폐열을 발생시킨다. 기존에는 냉각탑 등을 통해 대기로 방출되던 이 열이, 분산특구의 지역 단위 에너지 통합 운영 환경에서는 '회수 가능한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된다.

    데이터센터 냉각에 투입되는 고효율 HVAC(냉난방공조) 시스템과, 폐열을 흡수해 인근 산단 공정 용수나 난방원으로 재공급하는 대형 폐열회수 히트펌프의 결합 모델이 현실적인 사업 구조로 주목받는 이유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분산형 전력망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현행 500MW 이하 설비에만 허용되는 직거래 용량 제한 완화도 검토하고 있어 기자재 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기자재 시장의 진짜 승부처는 'EMS' 통합 솔루션

    산업 공조의 전기화가 진행될수록 경쟁력의 중심은 기계 성능 단독에서 전력 운용 능력과의 결합으로 이동한다. 전력 직거래 환경에서는 실시간 전력 가격·부하 변동·저장 설비 운영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능형 배전반·스마트 계측기기·ESS·EMS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냉난방·보일러 제조사들 역시 자사 설비를 에너지관리 플랫폼과 연동하기 위한 통신 표준 및 제어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히트펌프의 가동 시간을 재생에너지 잉여 시간대에 집중시키고, 피크 시간대 부하를 자동으로 줄이는 지능형 운영 알고리즘이 분산특구 시장의 새로운 경쟁 변수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초기 비용 장벽과 제도 표준화가 관건

    히트펌프가 분산특구와 NWAs 정책의 핵심 자원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초기 설비 투자비 부담이 크다. 히트펌프는 가스보일러 대비 초기 설치 비용이 상당히 높고, 직거래 전력 계통 연결을 위한 배전 인프라도 새로 구축해야 한다. 운영비 절감 효과가 현실화되려면 직거래 전력 단가의 안정적 확보가 전제 조건이라는 점도 변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분산특구는 히트펌프를 필두로 한 전력-열 통합 시스템의 첫 실증 무대"라며 "정부의 계통 혁신 대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특구 내 보급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인센티브와 EMS 연동 표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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